제목 | 사진묵상 - 사람이 사는 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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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순의 | 작성일2008-11-01 | 조회수517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사진묵상 - 사람이 사는 법
이순의
달에 사람이 댕겨왔다.
그 하얀쪽배에는
계수나무도 토끼 한 마리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돛대나 삿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도 안다.
그만큼
인류는 발전해 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하얀쪽배에 계수나무랑 토끼 한 마리랑
같이 살던 때를
행복해 하고 있다.
가끔은
아주 사소한
풍경들이
내 마음을 풍요롭게 하고
내 가슴을 평화롭게 한다.
밭가에 두 포기도 아니고
딱 한 포기 수수를 심어 놓고
새들이 쪼을까 봐서
쥐가 갉을까 봐서
단단히도 단속 해 둔
늙은 망구의 모습을 떠 올리며
재미를 맛본다.
사람이
새 한 마리한테
쥐 한 마리한테
빼앗기기 싫다는!
가을 비가 없어서
벼 익는 농군이야 하하 호호 즐겁다지만
녹색 푸성귀 가꾸는 농군은 울상이란다.
도랑에 물은 줄고
바가지로 퍼 올릴 물도 없고
양수기로 품어 댈 물은 더욱 없고
그래도
다 사는 법이 있게 마련인가 보다.
똑깍 자른
파 대롱 하나면
하루 종일이라도
채마 밭에 갈증을 풀어 줄
물을 모을 수 있으니
이 만큼이면 행복하다.
이 만큼이면 행복하지 않을 수가 없다.
수녀님은 지금 사람을 찍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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