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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4일 화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4 조회수1,084 추천수12 반대(0) 신고

  

11월 4일 화요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 루카 14,15-24


 

 “큰 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가득 차게 하여라.”


<하늘나라 잔치>


     요즘 어딜 가나 축제가 한창입니다. 지자체마다 관할 지역의 고유한 전통이나, 지역적 경쟁력을 살린 축제들 때문에 즐길 거리들이 많아져 좋습니다.


     다녀온 곳만 해도 꽤 많습니다. 인삼 엑스포, 반딧불이 축제, 고추 축제, 억세 축제...


     우리 민족의 심성 안에는 이렇게 축제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함께 어울리고, 나누고, 즐기고자 하는 갈망이 충만한 것이 사실입니다.


    축제를 주관하는 입장에서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은 아무래도 호응도이겠지요. 축제를 즐기러 찾아온 방문객의 수일 것입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많은 예산을 쏟아 부어, 잔뜩 준비해놓았는데, 정작 행사 당일 날 파리만 날리고 있다면 그것처럼 참담한 일은 다시 또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로 그런 체험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도 축제를 준비하셨습니다. 그런데 그 축제는 축제 중의 축제였습니다.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축제인 ‘천국축제’였습니다. 먹거리, 볼거리, 즐길거리가 넘쳐나는 ‘하늘나라 잔치’를 차려놓으셨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을 초대했는데, 반응이 별로였습니다. 시큰둥했습니다. 다들 바쁘다는 핑계로 딴 곳으로 새버렸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우셨겠습니까? 애써 준비한 저 많은 이벤트들, 며칠간이나 지지고 볶아 마련한 저 풍성한 음식들...어떻게 할 것입니까?


    어쩔 수 없이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방법을 사용하십니다.


    “큰 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예수님의 우리 모두를 향한 극진한 사랑, 애타는 구원의지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말씀입니다.


    복음서 안에서 종종 하느님 나라가 축제나 잔치로 비유되고 있는데, 너무나 적절한 표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잔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풍성한 먹거리들입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퍼지는 해물파전에 시원한 동동주, 잘 익은 닭꼬치에 소주 한잔, 장작불에 돌려가며 통째로 구운 돼지 바비큐, 얼큰한 육개장 한 그릇...생각만 해도 마음이 흐뭇해집니다.


    옛날에 한 집에서 잔치가 벌어지면 지나가던 행인들도 국수 한 그릇씩 얻어먹었습니다. 동네 꼬마들은 하루 온 종일 잔치집 주변을 맴돌려 주전부리들을 입에 달고 다녔습니다. 지나가던 개들조차 뼈다귀 하나씩 입에 물고 다녔습니다.


    하늘나라 잔치도 마찬가지겠지요. 그곳에서는 하느님의 은총이 폭포수처럼 넘칠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봄비처럼 풍성히 내릴 것입니다. 죄인들도 은총을 받고 또 받을 것입니다. ‘나 같은 것이 어떻게?’ 하던 사람들도 춤추며 기뻐 뛰놀 것입니다.


    모든 사람의 머리 위로 풍성한 하느님 축복이 무상으로 내릴 것입니다. 그곳이 하느님 나라입니다.


    그런데 그곳에는 어떤 사람이 초대됩니까?


    나를 포함한 세상 모든 사람들입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54번 / 주님은 나의 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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