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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4 조회수1,110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1월 4일 성 가롤로 보로메오 주교 기념일
 
 
 Resurrection of the Flesh
 
 Go out to the highways and hedgerows
and make people come in that my home may be filled.
(Lk.14.23)
 
제1독서 필리피서 2,5-11
복음 루카 14,15-24
 
 
어제는 인천교구 하늘의 문 묘원에 다녀왔습니다. 11월이 위령성월이고, 또 지난 주일이 위령의 날이어서 불의의 사고로 먼저 주님 곁으로 간 동창 신부가 생각났거든요. 그래서 다른 동창 신부들에게 연락을 해서 하늘의 문 묘원에 기도하러 가자고 했지요.

주일에 이미 주교님의 주례로 연령들을 위한 미사가 있었기에,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저희의 생각뿐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교우들이 기도하러 오셨더군요. 아무튼 저희는 자리를 잡고 교우들과 함께 연도를 바쳤습니다. 그러면서 2003년 1월에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나 버린 동창 신부가 더 많이 생각나네요.

무척 착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또한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었던 신부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죽음이 더욱더 아쉬웠지요. 그런데 그 신부를 먼저 하늘로 보내면서, ‘내가 너 대신 더 열심히 살게.’고 약속했던 것이 떠올려졌고, 이렇게 그의 무덤 앞에서 연도를 바치면서 무척 부끄러웠습니다. 열심히 살지도 못했고, 헛된 맹세를 한 것만 같은 부끄러움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왜 이렇게 핑계를 많이 댔었는지……. 그 모든 핑계는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것이었으며, 결국은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못하게 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항상 발에 맞지 않는 큰 신발을 신고 다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에게 왜 발에 딱 맞는 신발을 사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졌지요. 그러자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큰 신발이나 작은 신발이나 값이 똑같거든요. 그렇다면 기왕이면 큰 것을 사는 거죠! 재료가 더 많이 들어갔을 테니까요.”

욕심 때문에 더 크고,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은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잊어버리고 맙니다. 마치 발 크기보다 더 큰 신발을 사는 것과 같이, 자신에게 맞는 것은 상관하지 않고 적당한 수준에서 타협하고 만족하는 사람이 현명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지요. 그렇다면 나는 과연 현명한 사람일까요?

오늘 복음을 보면 큰 잔치에 초대받았으나 가지 않는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그들은 양해를 구합니다. 밭을 사서 보아야 하기 때문에, 또 겨릿소를 부리러 가야 하기 때문에, 그리고 지금 장가를 갔기 때문에……. 그럴싸한 이유를 말해서 타협하려고 하지만 모두가 핑계일 뿐이지요. 주님의 초대에 응답하는 것 외에 중요한 것은 그 어떤 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 곁으로 먼저 간 동창신부와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던 제 자신을 반성하면서, 다시금 열심히 살겠다는 약속을 감히 해봅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 세상의 물질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최선을 다해 주님의 말씀에 맞게 살아야 할 것입니다. 그때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주님의 초대에 제대로 응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보다 먼저 주님 곁으로 가신 연령을 위해 기도합시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마셜 골드스미스 외, ‘내 인생을 바꾼 특별한 순간’ 중에서)

나는 음악 레슨을 통해 배움에 대한 깨달음을 얻었다. 아틸리오 포토는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이자 보스턴 음악원의 교수였고 훌륭한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그와의 첫 연습곡은 매우 어려웠다. 나는 열심히 노력했지만 실수를 많이 했다. 그는 몇 군데를 고쳐 주고 시범을 보여 주었다. 내가 다음 주에도 그 곡을 연습하겠다고 말하자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다음 곡으로 악보를 넘겼다. 전 주에 힘들게 연습했던 곡보다 훨씬 어려운 곡이었다.

그 다음 주 레슨은 더 끔찍했다. 아무리 잘하려고 해도 연주는 엉망이었다. 그런데 그는 환하게 웃으며 또 악보를 넘기는 것이었다. “한 주 더 연습을...” 그는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았다. 다음 주에도 또 그 다음 주에도 같은 일의 반복이었다. 나는 그가 그다지 훌륭한 선생님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6주가 지났다. 내가 예의 그 불평을 또 하려고 하자 그가 몇 주 전에 날 그토록 괴롭히던 첫 번째 악보 페이지로 넘겼다. “연주해 봐요.” 그가 말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쉽게 연주할 수 있었다. 6주 전에는 불가능해 보이던 것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는 다음 곡으로 페이지를 넘겼다. 역시나 쉽게 연주할 수 있었다. 세 번째 곡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레슨을 통한 깨달음은 아직까지 내 마음에 남아 있다. 앞으로 나아가는 시점은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전이라는 것. 단, 전제 조건이 있다. 완벽하지 못한 자신에게 인내력을 가져야 한다.
 
 
L`amour Reve - Andre Gagnon
Musiq soulchild -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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