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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발목 잡는 집착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5 조회수1,098 추천수9 반대(0) 신고

연중 제 31 주간 수요일 - 발목 잡는 집착

 

원숭이가 많은 지역에서 원숭이를 잡는 방법은, 단단히 매여 있는 둥근 통에 원숭이의 손이 들어가 먹이를 하나 간신히 꺼낼 수 있을 정도의 구멍을 뚫고, 그 통 안에는 원숭이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를 많이 넣어둔다고 합니다.

원숭이가 둥근 통 가까이 와서 먹이 냄새를 맡고 구멍 안에 가득 들어있는 맛있는 먹이를 보고는 그 통 주변을 한없이 뱅뱅 돈다고 합니다. 다른 데는 볼 겨를도 없이 뱅뱅 돕니다. 그러다가 손을 그 구멍으로 넣어 적은 부스러기 먹이 하나를 꺼내서 입에 넣어 보고는 그만 환장을 합니다. 눈을 깜박거리면서 손을 깊숙이 넣어 손을 가지고 잡을 수 있는 만큼 먹이를 잡습니다. 그리고 손을 빼려니 손이 빠지지 않습니다. 원숭이는 왜 손이 통에서 빠지지 않는지를 모릅니다.

그래서 원숭이는 손을 먹이통에 넣은 채 뱅글뱅글 돕니다. 덫을 놓았던 사람이 이것을 보고 걸렸다 생각하고 좇아오면 원숭이는 도망을 쳐야겠는데 손이 걸려 도망칠 수가 없습니다. 그냥 안타까워서 어쩔 줄을 모릅니다. 이 원숭이가 도망칠 수 있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아쉽지만 손에 잡고 있는 먹이를 포기하면 쉽게 빠질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원숭이는 그것을 하지 못해서 뱅뱅 돌다가 눈이 말똥말똥한 채로 잡히고 만다고 합니다.

 

신학교에 있으면서 또 사제가 되어서 성소의 길을 포기하는 많은 경우를 접했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성소의 길에 들어설 때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지니고 있었던 것들이 발목을 잡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자신이 가정을 살려야겠다고 옷을 벗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나에게 오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자녀, 형제와 자매, 심지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않으면,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가족에 대한 애정까지도 버리지 않으면 그것이 결국 발목을 잡게 될 수 있음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건물을 짓기 위해 공사를 시작해놓고 마치지 못하는, 다시 말해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는 것입니다.

예수님도 어머니께서 찾아오셨을 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주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내 어머니요 형제들이다.”

결국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겠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모든 것을 버리고 아버지를 따랐던 것처럼 어떤 집착에도 매이지 말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너희 가운데에서 누구든지 자기 소유를 다 버리지 않는 사람은 내 제자가 될 수 없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기 위해 버려야 할 것 중 가장 버리기 힘든 것이 사람의 애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미워하라!’고까지 강하게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어머니를 미워하셨을까요?

예수님만큼 성모님을 사랑한 사람이 없고 성모님만큼 예수님을 사랑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오히려 버릴 때 더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가진 자는 더 가지게 되고 가지지 못한 자는 그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성모님께서 예수님의 발목을 잡지 않으셨기 때문에 두 분은 하느님도 갖고 애정도 잃지 않게 되신 것입니다.

 

독수리가 아무리 힘이 좋아도 발에 실을 묶어 놓기만 하면 날 수 없습니다. 집착이 이런 것입니다. 주님을 따르기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사람에게 그 포기한 것들까지도 다 채워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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