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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모든 사람이 합심했다고 해서-판관기85
작성자이광호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5 조회수543 추천수3 반대(0) 신고

모든 사람이 합심했다고 해서-판관기85

 <생명의 말씀>
 그리하여 단으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는 지방과, 길르앗 지방에서 온 이스라엘 백성이 떨쳐 나왔다. 전체 회중은 미스바에 올라가 야훼 앞에 일제히 모였다. 이스라엘 전군의 지휘관들은 이스라엘 각 지파를 거느리고 하느님의 군대를 이루어 가지고 나섰다. 이렇게 칼을 차고 나선 보병이 사십 만이나 되었다. 베냐민 사람들은 이스라엘 백성이 미스바에 올라 가 모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런 나쁜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말하라고 하였다. 살해된 여인의 남편인 그 레위인이 대답하였다. "나는 첩을 데리고 베냐민 지파에 속한 기브아에 간 일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하룻밤 묵으려고 했는데 기브아의 어른이라는 것들이 일어나 내가 묵고 있던 집을 에워 싸고 나를 죽이려 하였습니다. 그랬다가 내 첩을 욕보여 죽게 했던 것입니다. 나는 내 첩의 시체를 가져다가 토막을 내어 우리가 상속받은 이스라엘의 전 지역에 보냈습니다. 그들이 이스라엘에서 얼마나 더럽고 얼마나 고약한 짓을 했는지 알리려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 겨레여, 여러분이 이렇게 다 모이셨으니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지 지금 당장 결정을 내려 주시기 바랍니다." 전군이 일제히 일어나 외쳤다. "우리는 아무도 자기 천막에 돌아가지 못한다. 아무도 자기 집으로 돌아 가지 못한다. 이제 기브아 놈들에게 이렇게 하자. 제비를 뽑는데 이스라엘 각지파에서 백 명마다 열 사람을 뽑고 천 명마다 백 명을, 만 명마다 천 명을 뽑아 군량미를 모으자. 베냐민 지파에 속한 기브아 놈들이 이스라엘에서 저지른 이 고약한 일을 보복하러 올라 갈 사람들의 양식을 모으자." 그리하여 이스라엘 사람은 모두 뜻을 모아 그 성을 치려고 모였다. (판관기 20:1-11)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지배욕과 자기 의로움(self-righteousness)에 빠져서 원칙 없이 사는 레위인 사제의 선동에 온 이스라엘이 흥분하여 각 지파별로 군대를 모으고 징벌을 위한 전쟁을 준비하기까지 이르렀습니다. 참 이상하고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기들을 핍박하고 우상을 숭배하게 하는 주변 민족들에 대해서 군대를 일으켜 정벌할 생각은 하지 않으면서 살인 사건에 대한 선동에 이끌려서 군대를 소집하기까지 하니까 말입니다.

 미스바에 모인 이스라엘 사람들이 그 레위인 사제에게 사건의 전말을 말하라고 합니다. 그 레위인 사제는 시작부터 마침까지 있었던 모든 일이 솔직히 말한 것이 아니라, 기브아 사람들의 만행만을 이야기했습니다. 자기 목숨을 건지려고 자기 첩을 물건 넘기듯이 기브아 깡패들에게 넘긴 것과 여인이 죽어서 문지방을 붙들고 있을 수밖에 없도록 비정하게 대한 것은 쏙 뺐습니다.

 그리고 사제인 자신이 율법을 어기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첩을 얻었던 죄와 그 첩을 소유물로만 대했던 죄는 숨겨 버렸습니다. 자신은 의로운 사람인데 억울하고 분하게 무뢰배들에게 당했다는 식으로만 이야기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결정을 내려 달라고, 다시 말해서 응징과 보복을 종용합니다.

 흥분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레위인 사제의 요청대로 응징과 보복을 결정합니다. 전군대가 일어나 외친 첫 마디가 '아무도 집에 돌아가지 못한다.'였습니다. 응징과 보복이 마무리되지 않은 한, 군대의 해산은 없다는 뜻입니다. 그러고 나서 구체적인 준비 논의가 이어집니다. 각 지파별 군대 구성 인원수가 정해졌고 군량미 조달 방식이 정해졌습니다. 모인 자리에서 바로 전쟁에 필요한 모든 준비가 끝난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정말 오랜만에 뜻을 모아서 한 자리에 모였고 군대를 구성했습니다. 뭔가 정말 이상합니다. 이전에 군대를 모으던 때와는 심각하게 다른 상황입니다. 그 과정에서 하느님과 그분의 뜻은 전혀 보이지 않고 또 군대를 모으고 전쟁을 준비하여 치러 가는 대상이 동족인 베냐민 지파입니다. 12지파 중 11지파가 한 지파를 향해서 칼을 들고 몰려 가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상황이면 한 지파의 멸절은 시간문제입니다.

 모든 사람이 합심했다고 해서 그것이 하느님의 뜻은 아닙니다. 하느님 없이 자기 의로움(self-righteousness)과 남에 대한 판단으로 이루어지는 일치와 합심은 공동체 전체를 마취시켜서 만행을 저지르게 합니다. 참상을 보고 난 후, 그 충격에 마취 상태에서 깨어나야만 자신들이 한 짓이 무엇이었는지 알게 됩니다. 이번 판에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서 그것도 동족에게 대규모 살육과 죄악을 저지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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