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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6일 야곱의 우물- 루카 15,1-10 묵상/ 쇼파 밑의 할머니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06 조회수762 추천수3 반대(0) 신고
쇼파 밑의 할머니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이 양 백 마리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가운데에서 한 마리를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광야에 놓아둔 채 잃은 양을 찾을 때까지 뒤쫓아 가지 않느냐? 그러다가 양을 찾으면 기뻐하며 어깨에 메고 집으로 가서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내 양을 찾았습니다.’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하늘에서는, 회개할 필요가 없는 의인 아흔아홉보다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더 기뻐할 것이다. 또 어떤 부인이 은전 열 닢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 닢을 잃으면, 등불을 켜고 집 안을 쓸며 그것을 찾을 때까지 샅샅이 뒤지지 않느냐?
 
그러다가 그것을 찾으면 친구들과 이웃들을 불러, ‘나와 함께 기뻐해 주십시오. 잃었던 은전을 찾았습니다.’ 하고 말한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와 같이 회개하는 죄인 한 사람 때문에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한다.”
(루카 15,1-10)
 
 
 
 
◆저희 수녀원에서 운영하는 양로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양로원에는 스물두 명의 할머니와 수녀 두 명, 주방 자매님 한 명이 살았습니다. 그리고 봉사자들이 오셔서 크고 작은 일을 함께 풀어 나갔습니다. 할머니들은 성격도 다르고 삶의 여정도 달라 다투기도 하고 서로 사랑을 차지하려고 애쓰기도 합니다. 그중 한 할머니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를 좋아하고 무슨 일이건 참견하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런데 그날은 무슨 일인지 아침에 잠깐 뵙고 어디에 계신지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가출한 것은 아닌지 불안하고 난감했습니다. 면사무소에 연락해서 방송을 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살펴보기도 하고 할머니께서 잘 다니시던 곳을 가 보았지만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저는 평소 제가 섭섭하게 해드린 것은 없는지 살펴보게 되었고 왠지 저 때문에 어디로 사라지신 것 같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다시 한 번 방송을 했지만 소식이 없었습니다.
 
어찌해야 할지 몰라 하다가 다시 한 번 구석구석 찾아보기로 하고 거실과 소파 밑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소파 밑에 사람 같기도 하고 물체 같기도 한 것이 있어 손전등을 비추어 보니 할머니께서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습니다. 할머니를 꼭 끌어안으며 “할머니, 제가 할머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르시는구나!” 하면서 한참 안아드렸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특유의 말씀으로 “왜 그려슈.” 하며 빙그레 웃으시는 모습이 어린아이 같았습니다.
 
 “왜 그러슈.” 한마디로 우리의 어수선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다시 하나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잃었던 할머니를 찾은 안도감에 한바탕 웃으며 모두 모여 파티를 했습니다. 그 안에 계신 예수님을 진정으로 사랑해 드릴 때 우리에게 오는 기쁨은 배로 늘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김은배 수녀(마리아의 작은자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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