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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8 조회수956 추천수16 반대(0) 신고

11월 18일 연중 제33주간 화요일-루가 19,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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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희망의 복음>


   ‘자캐오’란 이름은 ‘바르다’ 혹은 ‘깨끗하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그러나 세관장 자캐오의 삶은 자신이 지닌 이름처럼 바르거나 깨끗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그의 삶은 오랜 세월 제 갈 길을 찾지 못해 갈팡질팡했습니다. 그의 생애는 부정부패, 중상모략, 권모술수, 이중적인 생활, 착취로 얼룩진 흠이 많은 나날이었습니다.


   그는 히브리 사람이었지만, 직책상 히브리 사람들을 억압하고 괴롭히던 사람이었습니다. 동족들로부터 세금을 거두어, 민족의 원수였던 로마제국에 세금을 갖다 바쳤습니다.


   말단 직원으로 출발했던 자캐오는 업무능력이 꽤 출중했던가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삥 뜯어내는 데’ 연륜이 쌓이면서 윗사람들에게 잘 보였겠지요. 그는 세리들 가운데 으뜸인 세관장이 되었습니다.


   ‘돈 많은’이란 표현을 통해 자태오가 세관장이란 자신의 직책을 이용해 상당한 부를 축척하였던 걸로 여겨집니다.


   그에게는 한 가지 큰 콤플렉스가 있었는데, 그 정도가 유달리 심한 ‘숏다리’였다는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공공연하게 세리들을 향해 죄인이라고 손가락질했습니다. 자연히 세관장이었던 자캐오는 ‘죄인 중의 죄인’ ‘대표 죄인’ ‘죄인들의 트레이드마크’가 되었습니다. 거기다가 자캐오는 ‘숏다리’였으니 군중들의 수근거름과 비아냥, 손가락질을 극에 달했습니다.


   자캐오는 심심풀이 껌이나 땅콩처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단골 놀림감, 첫 째 가는 조롱거리, 즐겨 씹는 대상이 되었습니다.


   이런 당시 분위기를 자캐오 본인이 몰랐을 리 없었을 것입니다. 그는 아마 이런 생각이 들었겠지요.


   “그래, 좋아! 너희들, 마음대로 갖고 놀아라. 언젠가 단단히 혼날 때가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죽어라고 돈을 모았습니다. 자캐오에게 유일한 탈출구는 돈이었습니다. 유일한 위안은 모아진 돈을 흐뭇한 마음으로 헤아려보는 일이었습니다. 돈을 모으는 것이 그의 유일한 낙이었고 과제였기에, 그 방법도 잘 터득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막대한 부를 축척하게 되었습니다.


   동족들로부터 당한 심한 왕따, 눈총, 욕설과 로마제국으로부터 받은 심한 압박감과 스트레스의 결과가 수전노 자캐오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분노에 찬 그는 돈으로 복수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엄청 속여도 먹었습니다. 말도 못하게 삥땅도 했습니다. 고리대금업도 시작하면서 악착같이 이자를 챙겼습니다. 채무를 제때 상환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혹독한 방법으로 복수했습니다.


   그런 자캐오에게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죽을 죄인인 자캐오, 지옥이 확실하다고 사람들이 공공연하게 말하고 다니던 자캐오에게 예수님을 천국을 선포하십니다. 죽을 인간 자캐오에게 구원을 확증하십니다.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노력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가 아니라 구원받았다고 단언하십니다.


   오늘 복음은 희망의 복음입니다. ‘내가 이렇게 부족한데, 이렇게 지은 죄가 많은데, 이토록 죄질이 심각한데 과연 구원받을 수 있을까’ 고민하는 우리 죄인들에게도 구원을 확증하는 희망의 복음입니다.


   비록 우리 죄가 진홍빛 같을지라도 그분의 자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죄가 하늘을 찌를지라도 우리가 그분께로 돌아서기만 한다면, 우리가 그분의 자비에 매달리기만 한다면 하느님께서는 즉시 새 삶을,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심을 믿고 다시 한 번 새 출발하는 우리가 되길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13번 / 주님을 그리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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