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행복의 길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헛된 것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헛된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하느님과의 관계는 단절되고 소외됩니다. 그래서 갈증에 목말라 합니다.
자캐오는 고독한 삶 속에서도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갈증은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체면 따위는 무시하고 예수님을 보기 위해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과 눈이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자캐오에게 건네는 주님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를 향하여 “얼른 내려오너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얼른 내려오너라.” 돌무화과나무는 쓸모 없는 나무입니다. 열매가 열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목으로도 쓸 수 없습니다. 자캐오가 그 나무 위에 올라갔다는 것은 자신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 가고 있는 그 길이 헛된 길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자캐오가 그것을 깨닫고 그 길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얼른 내려오너라.” 하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나 역시 행복한 삶을 추구하면서도 헛된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얼른 내려오너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겠습니다. 돌무화과나무에서 내려올 때 주님께서는 ‘나의 집’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임영인 신부(성공회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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