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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1월 18일 야곱의 우물- 루카 19, 1-10 묵상/ 얼른 내려오너라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8 조회수639 추천수2 반대(0) 신고
얼른 내려오너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예리코에 들어가시어 거리를 지나가고 계셨다. 마침 거기에 자캐오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세관장이고 또 부자였다. 그는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썼지만 군중에 가려 볼 수가 없었다. 키가 작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앞질러 달려가 돌무화과나무로 올라갔다. 그곳을 지나시는 예수님을 보려는 것이었다.
 
예수님께서 거기에 이르러 위를 쳐다보시며 그에게 이르셨다. “자캐오야, 얼른 내려오너라. 오늘은 내가 네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자캐오는 얼른 내려와 예수님을 기쁘게 맞아들였다. 그것을 보고 사람들은 모두 “저이가 죄인의 집에 들어가 묵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그러나 자캐오는 일어서서 주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주님!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다른 사람 것을 횡령하였다면 네 곱절로 갚겠습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 사람의 아들은 잃은 이들을 찾아 구원하러 왔다.”
(루카 19,1-­10)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행복의 길은 쉽게 보이지 않습니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살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헛된 것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사람들이 헛된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의 관계, 하느님과의 관계는 단절되고 소외됩니다. 그래서 갈증에 목말라 합니다.
 
자캐오는 고독한 삶 속에서도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의 갈증은 ‘예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통해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는 체면 따위는 무시하고 예수님을 보기 위해 ‘돌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갔습니다’. 그래서 그는 주님과 눈이 마주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자캐오에게 건네는 주님의 말씀이 인상적입니다. 주님께서는 그를 향하여 “얼른 내려오너라.” 하고 말씀하십니다.
 
“얼른 내려오너라.” 돌무화과나무는 쓸모 없는 나무입니다. 열매가 열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목으로도 쓸 수 없습니다. 자캐오가 그 나무 위에 올라갔다는 것은 자신의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 가고 있는 그 길이 헛된 길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수님은 자캐오가 그것을 깨닫고 그 길에서 벗어나라는 뜻으로 “얼른 내려오너라.” 하고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나 역시 행복한 삶을 추구하면서도 헛된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얼른 내려오너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겠습니다. 돌무화과나무에서 내려올 때 주님께서는 ‘나의 집’에 머물게 될 것입니다.
임영인 신부(성공회 다시서기 상담보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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