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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8 조회수722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 신부님 강론 말씀)
 
 
2008.11.17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요한묵1,1-4.5ㄹ;2,1-5ㄴ 루카18,35-43

                                              
 
 
 
“주님,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미사 전 복음 묵상 때 마다 미사가 얼마나 좋은지 깨닫습니다.

성경과 함께 가는,  성경을 생활화하는 전례입니다.
 
시편 성무일도를 통해 시편을 잘 이해하게 되고,
미사를 통해 복음을 잘 이해하게 됩니다.

오늘 복음 장면은 그대로 미사를 압축한 것 같고,
‘길가에 앉아있는 눈먼 걸인’은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 모두의 ‘가난한 인간 실존’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
 
삶의 의미를 잃고 혼자 고립되어
정체와 안주의 삶을 살고 있는 눈먼 걸인,
길가에 앉아 길이신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 역시 미사의 길가에 앉아
길이신 주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눈먼 걸인은 두 번 간절한 마음으로 자비 송을 바칩니다만,
우리는 미사가 시작되면서 세 번 자비 송을 바칩니다.
 
과연 우리 역시 눈먼 걸인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자비 송을 바치는 지요.

즉각적인 주님의 응답이자 우리 모두를 향한 물음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느냐?”

과연 여러분은 주님께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십니까?

여러 가지가 아닌 단 하나입니다.
마치 선사들의 선문답 같습니다.
소원이 간절하고 절실할수록 답은 간단합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십시오.”

답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지혜를 청한 솔로몬처럼 눈먼 걸인 역시 현자입니다.

사실 영성생활에
마음의 눈, 영혼의 눈 열려 잘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욕심에 눈멀어, 분별의 눈을 지니지 못해
낭패인생을 살아가는 눈뜬 소경들 얼마나 많은 세상인지요.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주님의 구원선언입니다.
비록 눈 먼 걸인이었지만
내면은 간절한 믿음으로 불타오르고 있었음을 봅니다.
 
우리의 믿음과 주님의 은총이 만날 때 치유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눈 먼 걸인과 주님이 주고받는 문답은 얼마나 적절하고 단순명료한지요.
 
이 주고받는 문답 네 말마디를 자주 되 뇌이며 묵상하면
참 은혜롭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시 다시 보게 된 눈 먼 걸인은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합니다.
 
우리의 눈은 주님을 보고 따르라고 있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아무리 눈 밝아도 주님을 못 보아 따르지 못한다면
그대로 눈 먼 인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을 만나 눈이 열려,
무의미한 삶에서 의미 충만한 삶으로,
길가에 주저앉은 정태적 삶에서 역동적 삶으로,
고립 단절의 혼자의 삶에서 도반들과 더불어 주님을 따르는 삶으로,
마침내 구원의 여정에 오른 눈 먼 걸인입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상징합니다.
 
이 거룩한 미사 은총으로 눈이 열려
삶의 의미이신 주님을 만남으로
형제들과 함께 주님을 따르는 역동적 삶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우리들입니다.
 
제1독서 요한 묵시록에서 사도요한을 통해
에페소 교회를 꾸짖는 주님의 말씀 역시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 같습니다.

“그러나 너에게 나무랄 것이 있다.
  너는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저버린 것이다.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추락했는지 생각해 내어 회개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하여라.”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회개하는 우리들의 눈을 열어 주시고,
처음에 지녔던 사랑을 회복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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