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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중 34주 월요일-거룩하고 고귀한 정성
작성자한영희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24 조회수490 추천수3 반대(0) 신고
2008.11.24
 
 
     ******************           오늘의 묵상         *******************
 
전철에서나 길을 가다가 종종 도움을 청하는 분들을 만납니다.
도와주어야 하나 망설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때, 그때의 이유에 따라 드리기도 하고
그냥 못 본 체 하기도 합니다.
어느 날은 지갑을 열어보니 만 원짜리만 있었습니다.
그것을 드리려다 너무 많이 드리는 것 같기도 하고
아까운 마음도 들어 그만 두었습니다.
다른 어느 날은 지갑에 몇 천 원밖에 없었습니다.
기꺼이 다 드렸습니다.
그때의 저의 느낌은 돈 몇 천 원을 드렸다는 느낌이 아니라
나를 다 주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돈 몇 푼을 드린 것이 아니라
큰 사랑을 실천하였다는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일련의 이런 경험을 통하여
왜 부자들이 더 남을 돕지 못하고
가난한 사람들이 왜 남을 더 잘 돕는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 앞에서 부자와 가난한 과부가 같이 헌금을 합니다.
부자는 틀림없이
자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얼마를 헌금하였을 것이고
과부는 가진 것의 전부를 헌금하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부자보다 적은 액수를 봉헌한 것 때문에
마치 죄 지은 사람처럼 얼굴을 들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만은 그 사랑을 알아주고 높이 평가하십니다.

부자의 그 헌금에는 사랑은커녕 마음도 실리지 않았습니다.
별 생각도 준비도 없이
주머니를 뒤지다 그저 나오는 대로 내는 것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과부의 헌금에는
이렇게 조금 헌금해도 되나 염려하는 겸손한 마음,
이것을 다 헌금하고 나면 무얼 먹고 사나 걱정하는 마음,
그래도 다 봉헌하자는 헌신적 사랑의 마음과 더불어
적지만 은행에 가서 새 돈으로 준비하는
그 준비와 정성이 담겨 있습니다.

정성(精誠)은 헌금과 존재를 일치시키는 사랑입니다.
그래서 부자의 헌금이 비록 액수는 많아도
주머니 속의 쓰레기를 버리듯
경박하고, 가치 없는 짓인데 비해
가난한 과부의 그 헌금은 거룩하고 고귀합니다.

그래서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거룩하고
정성을 다하는 사람은 기품이 있으며
정성을 다 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 김찬선 레오니르도 신부 (작은 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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