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어울리지 않는 부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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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열우 | 작성일2008-11-24 | 조회수729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어울리지 않는 부부 - 내가 만든 예화 6 - 어느 근사한 식당에 남녀 두 사람이 들어왔습니다. 그 중 한 사람은 생김새와 말씨, 태도, 어느 면에서든 학식과 덕을 갖춘, 매우 멋져보이는 젊은 신사였습니다. 그러나 함께 동행한 사람은 굽은 등, 거친 손, 다듬어지지 않은 말씨와 태도, 세련되지 못한 옷차림의, 이미 늙어 버려, 눈까지 잘 안 보이는 듯 앞을 더듬는 여인이었습니다. 그 멋진 신사는 다정히 그 여인의 팔을 이끌어 드나들기 좋은 자리를 찾아 앉히고, 따듯한 물을 그 손에 들려주었습니다. 두 손으로 그 여인의 거친 손을 어루만지며, 메뉴를 불러 주며 좋은 음식을 주문하도록 권하였습니다. 이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의 모습과 행동에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누구신데 그렇게 다정하세요?” 라고 물었습니다. 그의 아내로는 제법 멋지고 지성을 갖춘 젊은 여인이라야 걸맞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는, 자신이 어려울 때, 모진 일을 마다 않고 돈을 벌어 학자금을 대어 공부를 마치도록 하여 주었고, 예기치 않았던 사건에 휘말려 감옥에 들어갔을 때, 변호사를 찾아 다니며 구조하여 주었고, 결핵에 걸려 다 죽어갈 때, 빚을 얻어 곰국을 끓여 먹여가며, 밤새워 간호하여 건강을 회복시켜 주었고, 낙망하여 죽고자 하였을 때, 희망과 믿음, 사랑으로 자신을 북돋아 일으켜 세워 준, 고마운 조강지처 아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제 상당한 지위에 올라 영광과 행복을 누리게 된 그 모든 것이, 자신의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비워 자신을 채우고 세워준 아내의 것이라며, 그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습니다. 듣고 있던 사람들은, 자신을 돌보지 않고, 온전히 비워, 남편을 채우고 세워 놓은 그 거룩한 사랑에, 잠시나마 그 여인을 경멸하였던 자신들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리고 그 여인의 볼품없는 모습이 갑자기 거룩하게 보여졌습니다. 사람마다 기적을 체험하기를 바라서 열심히 기도드립니다. 기적중의 기적은 죽을 목숨이 삶을 얻는 것입니다. 기적은 하느님의 것이며, 그 기적의 체험을 바란다면,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사랑입니다. 기적 또한, 너무 감동스러워, 더 이상은 견디어낼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에서 비롯됩니다. ‘지성이면 감천’ 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감천, 즉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지성스러운 마음이라야 한다는 말입니다. 허식적이거나, ‘적당히’ 로는 통할 수 없는 것이 지성스러운 마음입니다. 그 지성스러움은 ‘진실과 정성을 다하는 사랑의 마음’ 이라는 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입니다. 현재를 완전히 비우고, 다음 것을 채우는 것입니다. 현재에 대한 믿음을 옮겨, 다음에 대한 믿음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자신의 현재를 모두 투자하여 소망하는 것에 모두 쏟아 붓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못박고, 땀과 물과 피를 모두 쏟아버린 후에 ‘인류 구원’ 이라는 기적을 이루어 내셨습니다. ‘죽음’ 대신 ‘생명’ 으로, ‘잠시 동안 의 삶’ 을 ‘영원의 삶’ 으로 바꾸어 놓은, 하느님의 마음을 움직인 투신이었습니다. 그것은 인류를 향한 견딜 수 없는 예수님의 사랑때문이었고, 하느님은 예수님의 그 지극한 사랑에 더 이상 견디어내지 못하시고, 사망의 문을 옮기신 기적을 주신 것입니다. 자신을 내어 던지고 몰두하는 사람을 결코, 저버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양 떼를 돌보다 케달의 장막보다 검게 그을려 사람이 보기에 아름답지 못하였던 술람미 여인이 왜 솔로몬 임금의 사랑을 받았을까요? 하느님의 벌을 받은 것처럼 여겨질 만큼, 고운 모양도, 풍채도, 흠모할 만한 아름다움이 없고, 멸시를 받은 예수님이 하느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그 볼품없는 모습이 하느님을 절대적으로 믿고 인류를 사랑한, 희생과 헌신의 모습, 그 자체이기 때문이며, 생명을 내놓은 충성과 진실된 사랑에서 우러나온 헌신과 희생을 결코 저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기적은 두 주인이 아닌, 하느님만을 사랑하고, 몰두하는 지성의 마음, 죽도록 충성을 다하는 마음이 이루어 냅니다. 죽기까지 충성을 다 하신, 예수님의 지성스러운 마음은 사망을 생명으로 바꾸어 놓으셨습니다. 만민의 생명을 구하신 구세주를 만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찾으시는, 하느님의 기적을 이루어 내는 것은, 마지막 물과 피 한 방울 마저도 자신을 위하여 아끼지 않는, 죽기까지 충성을 다 하는 지성의 마음입니다. 2008년 11월 24일 오후 2시 8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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