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 25일 연중 제34주간 화요일
St Catherine of Alexandria
When you hear of wars and insurrections,
do not be terrified; for such things must happen first,
but it will not immediately be the end.
(Lk.21.9)
제1독서 요한 묵시록 14,14-19
복음 루카 21,5-11
어제는 인천신학교에서 동창 모임이 있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 오랜만에 신학생들과 축구를 하자고 했었거든요. 조금 걱정이 되었습니다. 예전과 같은 실력이 나올까? 혹시 헛발만 차고 자빠지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망신만 당하는 것은 아닐까?
모두 몇 년 만에 축구공을 차보는 것이라서 자신은 없었지만, 옛날 기억을 살려서 재미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생각 하나만을 갖고서 열심히 공을 찼습니다. 그런데 뜻밖에도 무려 다섯 골이나 넣은 어떤 신부의 맹활약으로 저희가 8:2로 승리를 한 것입니다. 처음에 생각했었던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이었지요. 물론 신학생들이 신부들을 많이 봐 주었겠지만, 그래도 기분은 너무나도 좋더군요.
생각해보니 우리는 먼저 늘 걱정부터 합니다. 걱정을 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닌데, 걱정부터 하면서 할 수 있는 것도 스스로 소극적으로 변할 때가 얼마나 많았습니까? 따라서 마음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걱정이라는 부정적 마음이 아닌 희망이라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져야 할 수 없는 것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30년 도널드 헤브가 실시한 실험이야기가 생각납니다. 그는 6세~15세의 학생 600명에게 더 이상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교실에서 행동을 잘못하면 벌로 밖에 나가서 놀도록 하고, 행동을 잘하면 상으로 교실에서 공부하도록 시킨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이렇게 나왔습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하루 이틀이 지나지 않아 모든 학생들이 노는 것보다 공부를 택했다. 그리고 전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다.”
많은 이들이 공부나 일을 하나의 의무처럼 생각합니다. 그렇다보니 지겹고 힘들다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생각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의무가 아니라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면 훨씬 더 풍족한 삶을 살 수가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 예수님께서는 끔찍하게 생각할 수 있는 종말에 대한 말씀을 해주십니다. 성전의 아름다운 돌과 자연 예물이 다 허물어져 남아있지 않게 된다고 하시지요. 바로 기원후 70년 예루살렘이 함락되고 성전이 파괴된 사건에 예언인 것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었지요. 하느님의 집이니만큼 절대로 함락되지 않을 것이며, 파괴되는 일은 더더구나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사람들은 이제 모든 것이 끝장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 사건에 앞서 말씀해주십니다.
“너희는 전쟁과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문을 듣더라도 무서워하지 마라. 그러한 일이 반드시 먼저 벌어지겠지만 그것이 바로 끝은 아니다.”
생각의 전환을 시키는 말씀입니다. 왜냐하면 걱정하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삶은 자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등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나를 인도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절망과 고통의 순간에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전환시켜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주신 이 세상이라는 선물 안에서 더욱 더 많은 것을 누리면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입니다.
칭찬 한마디가 이끈 성공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 ‘멍청이’라고 놀림받는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두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인해 오른쪽 다리에 장애를 입은 소년은 도통 공부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열등생들이 쓰는 종이 모자를 푹 눌러 쓴 채 교실 한구석에서 침울하게 앉아 있었으며, 숙제도 해 오지 않아 선생님께 꾸중을 듣기 일쑤였지요. 하지만 문학 시간만 되면 소년의 눈은 초롱초롱 빛났습니다. 좋은 시를 보면 열심히 외웠고, 직접 시를 지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열세 살 무렵, 소년은 어느 문필가 모임에서 자작시를 낭송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유명한 시인이었던 로버트 번즈가 우연히 시 암송을 듣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꼬마야, 너는 감정이 풍부할 뿐 아니라 놀라운 표현력까지 가지고 있구나. 반드시 위대한 인물이 될 거다.”
번즈의 칭찬을 들은 소년은 그때부터 용기와 꿈을 가지고 인생을 개척해 훗날 스코틀랜드의 위대한 문인이 되었습니다. 그가 바로 1800년대 영국의 위대한 시인이며 ‘아이반호’의 작가인 월터 스콧입니다. 만약 로버트 번즈의 칭찬이 없었다면, 윌터 스콧은 평생 열등감을 지닌 채 세상을 패배자의 모습으로 살아가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어떤 일을 힘들게 해냈다면 칭찬해 주세요. 당신의 칭찬 한마디로 인해 그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