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3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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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명순 | 작성일2008-11-30 | 조회수62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오늘의 묵상입니다. (대림 제1주일) 오래전 광고 문구에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문구가 있었습니다. 이 광고 문구가 요즘은 ‘교육은 선생님에게’로 연상됩니다. 역사 교육을 바로 잡는다며 교육현장에서 외부 인사들이 특강을 하는 모양입니다. ‘역사는 과정이며 결과가 아니다.’는 학생들의 반문에 답변조차 못하여 안절부절 했다는 기사를 보며 우리 어린 학생들이 무척 자랑스러웠습니다.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모르니 깨어 있어라.>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33 “너희는 조심하고 깨어 지켜라. 그때가 언제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4 그것은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의 경우와 같다. 그는 집을 떠나면서 종들에게 권한을 주어 각자에게 할 일을 맡기고, 문지기에게는 깨어 있으라고 분부한다. 35 그러니 깨어 있어라. 집주인이 언제 돌아올지, 저녁일지, 한밤중일지, 닭이 울 때일지, 새벽일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36 주인이 갑자기 돌아와 너희가 잠자는 것을 보는 일이 없게 하여라. 37 내가 너희에게 하는 이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은 우리 전례력으로 한해가 시작되는 대림시기의 첫 날 입니다. 대림시기는 주님이 오심을 기다리며 준비하는 시기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모든 지식과 지혜 그리고 모든 종교의 가르침은 우리의 건국이념인 弘益人間에 모두 수렴되어야 하므로 모든 가르침은 우리의 삶과 연관시켜 이해하여 제 자신에게 도움이 되고, 넓게는 모든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 관점에서 자주 생각해 보곤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살펴봐도 우리 가톨릭의 전례시기는 어느 하나 그 의미가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으며, 지금 제 처지에서는 4주간의 대림시기의 의미를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인생의 여정에서 오늘의 현위치를 생각하면 대림시기의 첫 주간을 맞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제는 왕성하게 활동하는 연중시기도 지난 것 같고, 모든 고난을 인내하며 극복해야 하는 사순시기도 아닌 것 같고 거룩한 새 생명이 갓 태어난 성탄시기도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앞으로 다가올 황혼을 아름답게 맞이할 수 있을까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주님을 거룩하게 맞이하듯 제 인생의 황혼을 아름답게 맞이하고 싶습니다. 사실 그 방법을 주님의 가르침 속에서 찾기 위하여 매일 말씀을 묵상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제 삶의 긴 여정에서 오늘의 제 위치는 아름다운 황혼을 준비하는 대림시기입니다, 청소년시기에는 희망찬 인생을 꿈꾸며 준비하는 시간이 대림시기인 것처럼 우리가 어떤 목표를 정하고 준비하는 시기가 우리 삶의 대림시기일 것입니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깨어있어야 하고 잠들어 있다면 주님이 오셨다 하더라도 영접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오실 시간을 미리 알려 주셨으면 알람시계에 시간을 맞춰두고 잠을 자면 되겠지만 주님은 오실 시간을 알려주지 않으셨기에 할 수없이 잠을 자지 않고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오실 때를 저희에게 이미 알려 주셨습니다. 주님은 '이 세대가 지나기 전에 모든 일이 일어날 것이다' (루카 21.32) 말씀하시며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반드시 우리 곁으로 다시 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이 약속을 세세대대로 저희 모두에게 지켜오셨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희가 잠들어 있었기에 주님이 오셨다 가신 것을 저희가 몰랐을 뿐입니다. 2천년간 불충한 종들이 잠들어 있었기에 주님께서 오신 것을 몰랐을 뿐이며 주님은 분명하게 약속을 지켰습니다. 우리가 오늘 재림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것은 이제는 잠에서 깨어났으니 한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용서를 빌며 기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함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저는 잠에서 '깨어 있어라' 하신 말씀의 의미를, 또 어떻게 하는 것이 잠에서 깨어 있는 것인지를 알지 못했습니다. 깨어 있는 상태를 모르기 때문에 늘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깨어있는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이에 대한 가르침을 받으려고 금요일 늦은 오후에 신부님을 찾아뵈었습니다. 그 답을 신부님은 어제 새벽 강론 말씀에서 이렇게 알려주셨습니다. '깨어 있어라' 하신 말씀의 의미는 '깨뜨려버린 상태' 또는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온 상태'라고 알려 주셨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뜨리고 밖으로 나오지 못하면 알속에 갇혀서 그만 골아 죽고 만다고 하였습니다. 병아리가 알속에 갇혀 있다면 주님이 오신 것을 볼 수 없으며 알을 깨뜨리고 밖으로 나와야 살아서 주님을 영접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2천 년간 주님의 재림을 기다린 것은 어쩜 그동안 알속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주님이 오신 것을 영접하지 못하고 문밖에서 기다리게 하시다가 다시 하늘나라로 가시게 한 불충을 저지른 것 같습니다. 이번 대림시기는 병아리가 알을 깨고 밖으로 나오듯, 성충이 탈을 벗고 나비가 되어 하늘을 날아 가듯이 저를 감싸고 있는 탈을 벗어 던져버리는 시기가 되도록 노력하여 남은 삶은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동안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을 다짐하며 대림 4주간의 첫 날을 맞이하는 묵상을 마무리합니다. 대자대비 하신 아빠 하느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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