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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셉 신부님과 매일 복음 묵상 - 왜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30 조회수1,073 추천수9 반대(0) 신고

 

 

 

               대림 제 1 주간 월요일 - 왜 사랑하느냐고 물으면?

 

 

 

 예전에 사랑하던 여자가 저에게 "나를 왜 사랑해?"하고 물었습니다. 저는 제대로 대답할 수가 없어서 “사랑에 이유가 있어? 부모님은 너를 왜 사랑하는데?”라고 하며 사랑엔 이유가 없는 것처럼 말했습니다.

사실 마음속에서는 ‘사랑하면 행복하잖아!’라는 생각이 있었지만 행복을 위해 사랑한다는 말은 이기적인 것도 같고 사랑에 의도가 섞여있는 것도 같아서 그렇게는 말할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주위에서 순수하지 않은 의도가 섞여있는 사랑의 모습을 많이 보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보이기 위해서, 어떤 사람은 종교에서 그러라고 가르치니까 억지로 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을 위해서 하기도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영애씨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친절한 금자씨’가 생각납니다.

한 여자 감옥에 예쁘고 착한 금자씨가 복역하고 있습니다. 살인자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모든 사람에게 너무 친절합니다. 한 여죄수를 괴롭히는 또 다른 잔인한 여죄수를 친절하게 3년 동안 락스를 먹여가면서 죽이기까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겐 매우 친절합니다. 교도소 내에서도 ‘친절한 금자씨’로 통하며 13년간의 복역생활을 무사히 마칩니다.

사실 금자씨는 살인누명을 쓰고 복역 중이었던 것입니다. 금자씨는 자신이 그렇게 친절하게 해 주었던 사람들의 도움으로 백선생 (최민식: 금자씨의 딸의 생명을 담보로 살인 누명을 씌웠던 장본인)에게 천천히 그리고 잔인하게 복수합니다. 그러니까 친절한 금자씨의 그 친절은 어쩌면 복수를 위한 친절이었을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완전히 복수만을 생각하며 동료 복역수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었지만은 않았겠지만 그 친절은 어쨌든 복수라는 의도에 조금은 오염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온전한 사랑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누구와 혼인하는데 그 사람보다는 그 사람의 돈이나 명예, 능력 등을 더 보고 결혼했다면 나중에 그 사람이 이 사실을 알았을 때는 기분이 좋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자신을 사랑한 것보다는 배경을 더 사랑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백인대장은 참으로 순수한 사랑을 보여준 사람입니다. 백인대장은 로마 군대에서 장교로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자신의 종이 아픈 것을 보고 속국인 이스라엘 한 사람에게 그 치유를 청합니다.

예수님은 이 사람의 믿음을 칭찬해 주시지만 저는 그 순수한 사랑의 마음에 더 정이 갔습니다. 자신의 가족도 아닌 자신의 종인데도 손수 주인이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당할지도 모르면서 치유를 부탁하는 모습, 그것도 굳이 오실 필요 없이 한 말씀만 하라고 하며 그 사람을 하느님처럼 믿는 모습, 그러므로 백인대장은 완전한 믿음을 넘어서서 완전하게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왜 사랑했을까요? 왜 사랑하는 것일까요?

하느님은 본질이 사랑이십니다. 사랑이시기 때문에 한 분이 아니라 세 분이 되십니다. 혼자서는 사랑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은 왜 사랑하려고 하실까요?

저는 “사랑하면 행복하다.”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느님은 본질이 사랑이시지만 동시에 행복이시기도 합니다. 왜 인간을 창조해서 사랑하시려고 할까요? 당신이 그 사랑 안에서 행복하시지 않다면 굳이 인간을 창조하셨을까요?

하느님은 사랑으로 세상 만물을 창조할 때마다 “보시니 좋았다!”, 특별히 사람을 만들고는 “보시니 참 좋았다!”라고 하십니다. 그 이유는 하느님도 사랑의 모든 행위들을 당신이 좋기 때문에, 당신이 행복하기 때문에 하신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저는 사랑에 ‘행복의 의도’가 들어간다고 느낍니다. 오늘 백인대장도 종을 그렇게 사랑했기 때문에 행복했을 것입니다. 행복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 사랑 안에서 행복해지는 것을 보는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병이 나아서 행복해지는 것을 보기 위해 그런 노력을 했던 것입니다.

하느님의 본질이 사랑이고 행복이시기 때문에 우리도 그 행복으로 초대하기 위해서 사랑하라고 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사랑한다.”는 말은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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