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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상기님의 둥둥 북소리 36
작성자김명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1 조회수620 추천수4 반대(0) 신고

오늘의 묵상입니다. [대림 제1주간 월요일] 

28일 백악관이 공개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인터뷰 발췌록에 의하면 "이라크 국민 5000만 명을 해방시키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대통령으로 알려지길 원한다."고 발언한 내용에 대하여 미 네티즌들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습니다. 또 부시 대통령은 "지난 8년간 항상 성경 속에 살아왔으며 사람들의 기도를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한 네티즌의 반응은

"꿈 깨라 부시, 너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다".

"부시의 유산은 9.11 테러, 아직도 끝나지 않은 2개의 전쟁,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어처구니없는 대응, 최악의 인사(人事)".

"부시가 이라크인들을 해방시켰다고? 이라크인들은 사담 후세인 시절보다 더 잘 살고 있나? 대답은 '아니오'다. 그들은 후세인 시절에 더 잘 지냈다"

"부시는 지능이 떨어지고 최악의 대통령직을 수행했기 때문에 비웃음을 사고 있다. 그의 유산은 실패의 유산이다. 그를 존경한다는 것은 무능력과 실패를 존경한다는 말이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오리라.>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8,5-11

5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6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7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 주마.” 하시자, 8 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9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10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11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 그리스도님 찬미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산상에서 최초로 복음을 선포하시고 난 다음에 저희들에게 이런 사람이 되어라 하시며 제자의 모범은 바로 백인대장임을 알려 주시고 계십니다. 예수님은 백인대장의 말을 들으시고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하시며 그의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백인대장은 하느님에 대한 신앙 고백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믿음은 본 적이 없다 하시므로 오늘 복음에서 백인대장을 말을 몇 번이나 곱씹어 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는 마음은 바로 백인대장과 같은 사람이 되라는 말씀이므로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만 주님의 재림을 영접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이번 대림시기는 이런 마음을 키우는 시기임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믿음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얼마나 실천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수님과 같은 마음을 먼저 가져야 합니다. 아무리 성경지식이 풍부하고 기도를 열심히 하고 교회공동체를 위하여 헌신한다 하더라도 예수님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예수님을 결코 닮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민중을 불쌍히 여기시는 측은지심(惻隱之心)입니다. 이런 측은지심을 먼저 키워야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할 수 있고 예수님을 닮아갈 수 있습니다.

오늘 백인대장은 그의 종을 불쌍히 여겨 예수님께 달려와 종을 위해 부탁하고 있습니다.백인대장이 오늘 자신이나 자신 가족의 병을 치료해 주기를 원했다면 예수님은 백인대장을 칭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백인대장에게는 종은 하찮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하찮은 종을 불쌍히 여기는 그런 마음이 바로 최고의 믿음임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예수님이 복음서에서 말씀하신 믿음과 우리가 종교적으로 사용하는 믿음은 그 의미가 다른 것 같습니다. 

평안감사도 본인이 싫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처럼 우리가 무엇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이 동해야 할 수 있습니다. 봉사를 한다는 것도 측은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며 단지 당위성이나 의무감을 가지고 봉사를 하는 것은 물론 안 하는 것보다는 백번 천 번 칭찬받을 일이지만 그 보다 더 우선하는 것은 측은지심이 발현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런 측은지심이 바로 하느님이 저희에게 주신 영성의 씨앗입니다.

'과부 속은 과부가 안다'는 우리 속담이 있습니다. 이런 동병상린의 마음은 누구나 같은 처지가 되면 그렇게 되겠지만 측은지심은 나보다 못한 사람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이런 측은지심을 강조하신 말씀이며 자기 형제자매들끼리만 서로 사랑하고 이웃의 불쌍한 사람은 나 몰라라 하며 끼리끼리만 사랑하고 지낸다면 이는 예수님의 가르침이 아닙니다.

백인대장은 더 나아가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하였습니다. 이는 사양지심(辭讓之心)입니다. 늘 자신을 이렇게 낮춰 겸손된 마음을 갖는 것이 바로 하느님에 대한 우리의 입니다. 우리가 하느님을 공경하는 것은 우리 자신을 한없이 낮추고 낮추는 행위이며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우리 인간은 갈수록 오만방자하여 언젠가는 파멸을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사를 지성으로 드리는 것은 禮를 극진히 하는 것이므로 설사 교회에 불만이 있다 하더라도 예수운동만을 부르짖으며 무교회를 주장하는 일부의 목소리는 겸손됨이 결여될 위험이 상존해 있으므로 이 또한 경계해야 할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또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하였습니다. 예수님에게 치료해 달라고 부탁하지 않고 오직 한 말씀만 알려주시면, 원 포인트 레슨만 해 주시면 나머지는 자신의 힘으로 종을 치료해 보겠다고 하고 있으므로 예수님의 수고를 벌써 다 헤아리고 있습니다. 만인에게 복음을 선포하려 다니시느라 가뜩이나 땀 흘리시는 예수님께 자신의 개인적인 부탁을 감히 청할 수 없으니 오직 한 말씀만 알려주시면 그 이치를 깨달아 자신이 종을 치료하겠다는 뜻입니다.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지혜를 터득하는 이런 이치를 격물치지(格物致知)라 하는 것 같습니다. 격물과 치지는 誠意, 正心, 修身, 齊家. 治國. 平天下에 이루는 八條目의 첫 단계와 두 번째 단계이고 마지막 단계인 平天下가 바로 하늘나라임을 묵상하고 있습니다. 격물치지는 또한 옳고 그름을 가리는 우리의 본성인 시비지심(是非之心)이라 할 것입니다. 이런 시비지심이 없기 때문에 公私의 구분을 하지 못하여 고위공직자는 물론 그 주변이 늘 시끄럽습니다. 

오늘 백인대장은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 같으면 많은 부하를 거느리며 노예를 부리고 있는 것을 자랑하며 예수님에게 자신을 과시하려고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자기 모습을 부끄럽게 생각하며 예수님을 감히 집으로 모실 수 없다고 하므로 이 또한 수오지심(羞惡之心)입니다. 그간 저도 수치를 오히려 자랑으로 알고 자랑했던 모습들이 너무 많아서 지금 생각하면 쥐구멍이라도 들어가 숨고 싶을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이런 마음이라도 아직 남아있으니 아직은 희망을 가져보겠습니다.

이처럼 백인대장의 짧은 말 속에는 인간의 본성인 4단(四端)이 모두 담겨있으며 平天下(하늘나라)에 이르는 첫 단계와 두 번째 단계인 격물치지까지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이 저희에게 주신 영성이 백인대장에게 고스란히 남아 있고 또 격물치지를 갖추고 있으니 이런 사람이야말로 예수님이 가장 원하시는 제자임을 알려 주시고 계십니다.

하느님의 혼인잔치에 초대받아 하늘 나라의 잔칫상을 받기 위해서는, 주님의 재림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먼저  백인대장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함을, 이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아빠 하느님께 기도하며 오늘 묵상을 마칩니다.

대자대비하신 아빠 하느님!
성자 우리 주 예수님께서는 하늘 나라에서 잔칫상을 받기 위해서는
측은지심, 사양지심, 수오지심, 시비지심을 가져야 한다고 알려 주셨습니다.
제게는 이런 마음이 부족하여 아직도 주님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성령으로 잠자는 영성을 깨어주시옵기를
성자 우리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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