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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1일 야곱의 우물- 마태 8, 5-11 묵상/ 아이의 편지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1 조회수522 추천수5 반대(0) 신고
아이의 편지

예수님께서 카파르나움에 들어가셨을 때에 한 백인대장이 다가와 도움을 청하였다. 그가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 제 종이 중풍으로 집에 드러누워 있는데 몹시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내가 가서 그를 고쳐주마.” 하시자, 백인대장이 대답하였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있는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
 
이 말을 들으시고 예수님께서는 감탄하시며 당신을 따르는 이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 와, 하늘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칫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마태 8,5-­11)
 
 
 
 
◆주일에는 가끔 먼 지역의 어려운 본당에서 도움을 청하러 올 때가 있습니다. 미사 시간에 그 본당의 신자가 올라와서 본당의 어려운 처지를 이야기하고 부탁을 합니다. 그래서 2차 헌금을 걷기도 하고, 특산물을 팔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금액이 죄송하리만치 적을 경우도 있습니다.
그날도 도움을 청하러 온 본당이 있었습니다. 그 본당의 신자는 자신의 말이 아니라 본당의 여섯 살 난 아이가 쓴 글을 읽어주셨습니다.
 
편지의 내용은 특별하지도 않았고 굉장히 잘 쓴 글도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편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엄마가 본당 보수 기금 마련을 위해 애쓰며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고생하는 게 불쌍하다고…. 엄마가 전처럼 자주 놀아주지 못한다며 속상한 마음을 적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마싯어요.’라고 썼습니다. 그날은 다른 때보다 몇 배 이상으로 모금이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 아이의 글이 듣고 있던 신자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었나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백인대장이 하인에 대해 가졌던 마음과 그의 믿음·겸손을 보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나도 누군가에게 감동을 줘야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감동은 남의 마음을 잘 헤아릴 때 나올 수 있습니다. 살아가면서 나의 생각과 감정에만 치우치다 보면 남의 생각과 마음을 읽는 것을 놓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기다리십니다. 우리가 나만이 아니라 이웃과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바로 그 모습에서 서로의 마음에 감동이 전해지고 서로 아픔을 치유해 주는 가장 큰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최용진 신부(서울대교구 연희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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