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겨울 밤하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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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미 | 작성일2008-12-02 | 조회수621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오늘은 욕심이 생기는 날입니다. 어렸을적부터 원래 저는 욕심이 별로 없는 아이였어요. 새 것을 사주지 않아도, 언니가 쓰던 옷을 물려 받아도 별 불만 없고 아름다운 옷과 보석으로 치장하고 싶은 욕심도 없고 주님을 알고부턴 그나마 조금 있던 물질에 관한 욕심마저도 없어져 버립니다. 누가 쓰다가 주는 물건도 내가 필요하면 너무 고마워하고 받아서 잘 쓰고 입던 옷들도 다들 작아졌다고 저한테 주면 저는 감사히 입습니다. 딱 필요한 만큼만 가지고 싶고 더 욕심을 내어 쌓아 두고 사는 일은 언제부턴가 많이 부끄러운 일이란 걸 깨달았습니다. 필요한 것은 결국엔 어떻게든 생기더라구요. 당장이 아니라도... 누가 보면 그럴꺼예요. 너 인생 다 살았니? 혹 갈 때가 다 된 건 아니니? 라고... 그런데 오늘은 정말 욕심이 많이 생긴 날입니다. 남편을 픽업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올려다본 깜깜한 밤하늘에 낮게 떠 있는 초승달과 그 달 가까이 붙어 있는 두 별이 너무 아름다운 거예요. 그래서 남편한테 저 모습 저대로 사진을 찍을 수 없냐고 물어 보았지요. 남편은 이쁘긴한데 뭐 사진까지 찍어두냐고 한마디하지만 지금 이 순간 나의 마음에 꽂히는 저 아름다운 풍경을 영원히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했거든요. 사진이 아니라면 그림이라도 그림이 아니라면 아름다운 시를 써서라도 남기고 싶은데 사진 찍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것도 시를 쓰는 것에도 재주가 없어요. 그냥 이렇게 주저리 주저리 수다처럼 풀어 놓는 말밖에는요. 아이들을 다 재우고 집안일을 끝내고 다시 밤하늘을 올려다 봅니다. 이번에는 다른 분이 올려주신 명상글의 배경음악인 가야금 케논곡을 배경으로 깔고 운치있게 올려다본 밤하늘...아까보다 별도 많아지고 달도 더 높이 올라 서고 나무들이 하늘을 배경으로 검게 서 있는, 차가운 밤공기가 알싸한 것이 처연하게 아름다운 겨울밤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가 살아 있는 이 순간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주심에... 한국은 한참 활발히 활동 중이겠네요. 저는 활동을 접고 주님주시는 쉼의 시간으로 들어갑니다. 남은 하루도 주님안에 계속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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