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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의 시인(詩人)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2 조회수557 추천수8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2.2 대림 제1주간 화요일
                                                    
이사11,1-10 루카10,21-24

                                                
 
 
 
"하느님의 시인(詩人)들"
 


하늘에 별이 없어도 살 수 있듯이
세상에 시가 없어도 살 수 있겠지만
마음은 황량한 사막 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새벽 성무일도 이사야 독서 중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그 땅은 우상들로 가득 차 있으며,
  그들은 자기들의 손으로 만든 것을 예배하고
  그 손가락으로 만든 것 앞에 꿇어 엎드립니다.
  이렇듯이 사람은 스스로 낮아졌고, 인간은 천해졌습니다.
  그들을 용서하지 마소서.”(이사2,8-9).

사람이 하느님의 꿈과 비전을 잃을 때
저절로 지상의 우상 숭배요 본능의 욕망만 남은
낮고 천한 짐승으로 전락입니다.
 
우리를 부단히 업그레이드 시켜
하느님의 꿈과 비전을 지니게 하는 공동전례의 축복입니다.
 
미사경문 중 다음 대목은 얼마나 좋습니까?

“+마음을 드높이, *주님께 올립니다.”

공동전례미사를 통해 마음이 드높아져 주님을 닮아가는 우리들이요,
성체를 모심으로 거룩하게 변모되는 우리들입니다.
 
값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귀한 성체를 매일 공짜로 모시는 우리들입니다.
 
하느님은 최고의 음악인이자 시인입니다.
하느님의 최고의 시(詩)가 바로 예수님이자 미사전례입니다.
 
공자님은 시삼백 사무사(詩三百 思無邪)라,
시 삼백을 외우면 생각에 사악함이 없어진다 했습니다.
 
매일 성무일도 시편을 노래하는 우리들은
마음 깨끗한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어느 분야에서든 구도자의 삶을 사는 이들은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거룩하고 아름다우신 하느님께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이자 ‘건반 위의 순례자’, ‘건반 위의 시인’이라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님의 인터뷰 기사에서 많이 깨달았습니다.
 
길다싶지만 많은 부분 그대로 인용합니다.
 
그는 얼마 전 현대 음악의 성자라 불리는
올리비에 메시앙(1908-1992)의 곡을 예술의 전당에서 선보였다 합니다.

“메시앙은 어떤 인물인가요.”
“자연인으로 성스럽고 겸손했습니다.
  늘 봉사하는 자세로 살았지요.
  작은 성당에서 오르간이스트로 봉사하기도 했습니다.
  세계 최고의 음악인이었지만 아주 따뜻했습니다.”

진정 대가의 풍모입니다.
성스럽고 겸손하며 따뜻한 봉사의 사람이 대가요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백건우님의 공부과정은 얼마나 성실한지 다음 문답에서도 잘 들어납니다.

“이 곡을 어떻게 공부했습니까?”
“메시앙 자신이 써놓은 작가노트와 성경연구가 동반 되어야 합니다.
  이 곡의 해석 포인트는 종교적인 내용을
  어떻게 음악적으로 표현했느냐에 있지요.
  저 같은 경우에는 성경을 전문적으로 공부한 학자들을 찾아다니며
  조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백건우님의 신앙생활 역시 얼마나 충실한지
다음 문답에서 잘 들어납니다.

“독실한 가톨릭신자인걸로 압니다.”
“파리에서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성당이 있어요.
  외국 연주가 없을 땐 아내와 함께 항상 갑니다.
  또 외국에 갔을 때에도 웬만하면 시간을 내서 성당에 가지요.
  어느 겨울 폴란드에 갔을 때
  성당 안이 꽉 차 밖에서 미사를 본적도 있고,
  아프리카 튀니지에 갔을 때에도 성당을 찾기도 했습니다.”

백건우님의 부부관계 역시 하나의 예술이자 시였습니다.
자가용도 없고 가정부도 없으며,
또 그런 필요도 못 느낀다는 부부와의 문답입니다.

“가장 성공한 스타커플이라고 합니다. 평소 부부싸움을 합니까?”
“당연히 싸우지요. 하지만 1초 후면 화해를 합니다.
  (윤씨가 백씨를 쳐다보며) 서로를 이해하고 취미도 같고
  사치하는 것 좋아 안하고 그런 것 등이 비슷해요.”

이어 ‘음악이 무엇인가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대한 백건우님의 답변입니다.

“인간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하고
  용기와 꿈, 희망, 무한한 사랑을 주는 것입니다.”

비단 음악뿐 아니라 예술, 종교, 문학 모두의 궁극 목표일 것입니다.
 
바로 교회 전례가 지향하는 바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을 닮은 하느님의 사람들인 예언자들,
예수님 모두가 성령 가득 한 하느님의 시인들이었습니다.
 
우리 역시 매일 공동전례에 참여하여 시편을 노래함으로
하느님의 시인들이 됩니다.
 
부단히 하느님의 꿈과 비전을 심어주어
하느님의 시인으로 만드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입니다.

오늘 1독서 이사야의 말씀,
그대로 하느님의 꿈과 비전으로 가득 한 시(詩)입니다.
 
언젠가 그날 실현될 이상향을 노래합니다.
바로 성탄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잘 들어맞는 내용입니다.

“그날에 이사야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라... 
  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바로 성탄에 탄생할 그리스도에 대한 이사야의 예언입니다.
 
메시아 탄생의 꿈과 비전 가득 지니고
하느님의 시인 되어 지내야 할 은총의 대림시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아버지께 감사기도 드리는 예수님 또한 하느님의 시인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철부지들 같은 겸손하고 순수한 이들인
하느님의 시인들에게 활짝 계시되는 하느님의 꿈과 비전이요,
하느님의 시인들이 된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겸손과 순수로 마음의 눈과 귀가 활짝 열린
하느님의 시인들에게 계시되는 하느님의 꿈과 비전임을 깨닫습니다.
 
오늘도 좋으신 주님은 마음을 활짝 열어
미사를 봉헌하는 우리들을 당신의 꿈과 비전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주님의 시대(대림시기)에 정의가 꽃피게 하소서.
  큰 평화가 영원히 꽃 피게 하소서.”(시편72,7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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