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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원이 채워지면 ....... [김상조 신부님]
작성자김광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3 조회수573 추천수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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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고 보는 것을 행복으로 여기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듣고 보는 것을 당연하게 여길 뿐
감사하며 살지는 못한다.
듣고 보는 것은 누구에게나 기본조건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죽어간 모든 사람이 간절히 보려고 소망했던 내일” 이었듯이,
오늘 나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사실은 놀랍고 고마운 선물이다.
볼 수 있는 눈, 들을 수 있는 귀, 어디든 마음껏 뻗칠 수 있는 손과 마음껏 달릴 수 있는 발,
이 모든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나 간절한 소원일 수 있다.
장애인 시설에 가 보라.
우리는 단 몇초 만에 해 치울 수 있는 일을
하루 종일 애써도 안되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을 보면 눈물도 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계속 만나다 보면 이상한 기쁨을 느낄 수 있다.
그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속 터지도록 답답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답답하게 여기지 않는다.
도움 받는 것도 부끄러워하거나 미안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것을 자신의 일부로 여기고 있는 것 같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
무엇이 이루어졌단 말인가?
오늘 복음 앞 부분을 보면,
예수님이 파견한 일흔 두 제자들이 돌아와서
복음선포가 훌륭하게 이루어졌다는 보고를 한다.
그리고 제자들이 “선생님, 정말 놀라운 일이 많았습니다.
마귀들까지 저희들에게 복종했습니다.” 하고 흥분한다.
그러자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마귀)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제자들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은 마귀를 쫓아냈기 때문이 아니다.
사실 마귀를 쫓아낸 힘도 예수님 이름 때문이었다(루가 10,17).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은
제자들이 제 멋대로 기록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의해 기록되어진 것이다.
하늘에 자기 이름이 기록되는 일에,
제자들 스스로 할 수 있었던 일은 하나도 없었다.
그저 그대로 당하기만 한 일이다.
장애를 스스로 만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난 앞이 보이지 않아도 좋아,
난 내 손으로 밥을 먹지 못해도 좋아,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이 그냥 드러누워 있기만 해도 좋아! 하고
말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장애는 스스로 원해서 입는 옷 같은 것이 아니다.
당하고도 기뻐할 수 있는 사람,
철부지 같은 아이들이나 가능한 일이란 사실 때문에 예수님이 기뻐하신다.
하느님 앞에 따지지 않는 것,
“잔말 않고” 하느님께 복종하는 사람,
이런 사람 때문에 예수님이 무지 무지 기뻐하신다.
하늘에 이름이 기록된 것을 좋아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하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간절한 소원도 일단 채워지고 평범한 일상이 되면 더 이상 소원이 아니게 된다.
늘 가질 수 있고 또 주어지기 때문이다.
장애가 없이 마음껏 생활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해 감사하며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마찬가지로,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걸 좋아하지 않을 사람 아무도 없지만,
과연 그 사실을 기억하며 감사하고 그 뜻에 걸맞게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기록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것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천주교 신자답게 성직자, 수도자답게 살아가는 일이 더 중요한 것이다.
그 자세에 대해서 오늘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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