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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4일 야곱의 우물- 마태 7, 21.24-27 묵상/ 물을 멀리할 것
작성자권수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4 조회수591 추천수4 반대(0) 신고
물을 멀리할 것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을 것이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마태 7,21.24-­27)
 
 
 
 
◆우리 신자들에게 가장 어려운 것 가운데 하나는 ‘점집에 가지 말라.’는 것일 겁니다. 그만큼 점을 보는 것은 한국 사람의 삶 안에 깊숙이 들어와 있습니다. 점집에 가면 사람의 앞날에 대해서 이야기해 줍니다. 잘될 일도 말해 주지만 큰 위험도 미리 알려줍니다. 아마도 그 위험을 피해 보고자 가지 말라고 해도 자꾸 발걸음이 그곳으로 향하는가 봅니다. 그리고 결국 부적을 받아오거나 아니면 물을 멀리하라는 등의 주의 사항을 듣고 옵니다. 집에 돌아오면 점집에서 들은 것을 잘 지키고, 그 말에 신경을 많이 씁니다. 앞날에 닥칠 불행을 막거나 복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아마도 용한 점쟁이일수록 그의 말을 더 열심히 지킬 겁니다. 그대로 하면 앞날의 불행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신앙을 갖는 것은 고통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통을 싸워 이겨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성당에 오고 점집에 다니면서 어떻게 하면 피해 갈 수 있을까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용한 점집에 가더라도 아무리 성당에 자주 나와 기도하더라도 피해 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믿는 것은 우리의 굳은 믿음을 통해 나 혼자가 아니라 주님과 함께 싸울 수 있다면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 때문입니다. 주님이 우리에게 오신 것도 바로 그것을 말해 주고자 하시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어떤 고통도 주님을 이기지 못합니다. 세상의 어떤 절망도 주님을 넘어서지 못합니다. 나 혼자서는 이겨낼 수 없겠지만, 주님과의 강한 결합이 피하거나 도망가지 않고 당당히 싸워서 이겨낼 수 있게 해줍니다.
 
군인들이 힘든 훈련을 받는 것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듯 우리의 신앙 실천 또한 고통과 아픔, 유혹에 직면했을 때 승리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됩니다. 지금 편하자고 그 실천을 게을리 하면 그 싸움에서 승리할 수 없습니다.
최용진 신부(서울대교구 연희동 천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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