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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슬기로운 사람" -12. 04.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4 조회수58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2.4 대림 제1주간 목요일                                                  
이사26,1-6 마태7,21.24-27

                                                            
 
 
 
"슬기로운 사람"
 



오늘 복음 묵상 중
‘무너져버렸다.’라는 말이 강렬한 느낌으로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무너지긴 쉬워도 다시 세우기는 힘듭니다.
곳곳에 무너져 내리는 소리들입니다.
 
세계가 무너지고,
나라가 무너지고,
사회가 무너지고,
가정이 무너지고,
마음과 몸이 무너집니다.
 
마음이 절망으로 무너지면 곧 이어 무너져 내리는 몸입니다.
 
사실 세월 흐르면서 알게 모르게 무너져 내리는 우리의 삶입니다.
 
하여 매일 무너진 몸과 마음을 추슬러 세우는
미사와 성무일도의 공동전례 수행입니다.

얼마 전 경향신문의 큰 제목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전 세계가 탐욕에 눈멀어 빚잔치를 벌였다.”

현 세계 경제 위기는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탐욕과 사치에 기인한 인재(人災)요,
하느님 믿음의 반석이 아닌 탐욕의 모래위에 지어 진
신자본주의 문명이 자초한 업보라 합니다.
 
어제 밤, 마침 대림 특강을 마치고 오던 중,
고층 아파트들 즐비한 휘황찬란한 거리를 지나다
퍼뜩 떠오른 게 창세기의 바벨탑과 소돔과 고모라 도시였습니다.
 
모두가 하느님을 잊고 교만하여 위로만 향하다가,
또 향락과 타락으로 멸망했던 도시였습니다.
 
마치 모래위의 집처럼, 끊임없는 소비와 탐욕에 기초한
신자본주의 도시문명을 상징하는 듯
오늘 날의 현실이 내심 위태롭게 까지 느껴졌습니다.

며칠 전의 느낌도 잊혀 지지 않습니다.
 
수도원 배 밭에서 일하던
농군들의 노동으로 다져진 군살 없는 몸과 평화로운 모습들,
그대로 수행자들 같았습니다.
 
예전 피정했던 이런저런 사업을 하는 서울 형제분들의
세파에 찌든 긴장되고 불안한 모습들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새삼 삶의 자리가 얼마나 사람들에 영향을 미치는 지 깨달았습니다.

땅에 기반한 농사냐 사업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하느님이냐 돈이냐의 문제입니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든 모래 같은 돈 욕심 위가 아닌,
하느님 믿음의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자가
진정 복음의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우리 분도회의 정주(定住) 서원이 목표하는 바도
결국은 하느님 믿음의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것입니다.

“너희는 길이길이 주님을 신뢰하여라. 주 하느님은 영원한 반석이시다.”

한결같은 심성으로 주님을 신뢰하는 자들에게
당신의 평화를 선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신뢰의 반석 무너지면 말 그대로 모래 위에 집짓기입니다.
 
돈을, 명예를 잃으면 조금 잃는 것이요
건강을 잃으면 모두를 잃는 것이라 하는 데,
신뢰를 잃으면 역시 모두를 잃는 것입니다.

하느님 관계든, 사람 관계든 신뢰를 잃으면 끝입니다.
 
신뢰의 회복은 참 지난하고
불신 위에 모든 집짓기는 그대로 모래 위에 집짓기로
언제 무너질지 모릅니다.
 
아무리 보이는 건물이 좋고 튼튼해도
공동체 형제간 신뢰의 기반이 부실하면 역시 모래 위의 집입니다.
 
가장 중요한 자산은 반석 같은 신뢰임을 깨닫습니다.
 
구체적으로 주님을 말씀을 듣고 실행하는 사람이
반석 위에 집을 지은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바로 오늘 날
무너져 내리는 세상,
무너져 내리는 나라,
무너져 내리는 가정,
무너져 내리는 삶,
모두가 하느님 반석이 아닌 탐욕의 모래 위에 인생 집을 지은
자업자득의 결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아주 무너지고 말았다.”

과연 우리나라, 우리 공동체, 우리의 삶은
하느님 반석 위에 기초한 집인지,
혹은 탐욕과 불신, 거짓 위에 지어진 모래 위의 집인지,
늘 성찰해 봐야 하겠습니다.
 
하느님 믿음의 반석 아닌 것 위에
아무리 좋은 인생 집들 지어 봐야 말짱 헛일입니다.
 
웬만한 시련이나 고난의 폭풍우에도 곧 무너져 내맇 것입니다.
 
반면 하느님 반석 위에 지어 진 인생 집들,
웬만한 세파에도 건재합니다.
절대 무너지지 않습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친히 우리의 인생 집의 반석이 되어 주시고
무너진 인생 집을 다시 세워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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