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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이 계신 곳 (성거산지기신부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강론) 1
작성자김시원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4 조회수584 추천수3 반대(0) 신고
 
 
 
Photo by 성거산지기 정지풍 아킬레오 신부님 
 
 
성거산의 야생화
 
 
 
 
 
하느님이 계신 곳 (성거산지기신부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강론)


하느님이 계신 곳


11월 23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 (성서주간)


교회는 전례력의 마지막 주일을 '그리스도왕 대축일' 로 기념합니다. 그리스도왕 대축일은 예수 그리스도 생애에 있었던 어떤 사건을 기념하는 날은 아니지만 그리스도의 통치권이 개인과 가정과 사회 및 전 우주에 그리스도 통치권이 온 세상에 충만하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교황 비오 11세께서는 이 축일을 제정 하였습니다(1925년).


신자들은 오늘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왕직에 함께 참여하게 됨을 기뻐하며 경축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신자들로 하여금 이 축일을 지내며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돼야합니다" (마르 10, 43 참조)는 말씀을 상기하면서 그리스도처럼 자신의 목숨을 다해 하느님과 이웃을 섬길 자세를 다지도록 권고합니다.


그리하여 오늘은 예수 그리스도를 우리의 왕으로 모시며 그리스도 왕의 명령을 따라 살겠다는 결의를 재 다짐하는 날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예수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신다는 것은 오늘날과 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시대에 역행하는 비민주적인 말로 들릴지 모릅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가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셔야 하는 진정한 이유를 안다면 그런 異議 제기는 하지 않을 것 입니다.


요즘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장관이나 지자체의 장이나 회사의 회장 또는 사장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위 의식이나 그 권력의 세력들을 보면 모두가 비민주적인 의식들로 가득 차 있음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을 보면 세상이 말하는 권력의 속성이란 결국 힘없는 백성들이나 짓밟고, 서민들의 허리띠나 졸라매어


그래서 오늘 우리가 성대하게 기리고 奉行하는 그리스도 왕 大祝日은 근본적으로 진정한 왕권의 회복을 말하는 것이며, 참으로 인간을 생각하는 제도, 모든 사람에게 골고루 기쁨과 평화와 행복을 가져다주는 진정한 Xto 왕국을 수립하자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다.


도대체 십자가상에서 힘없이 그리고 아무런 항변도 못하고 죽어간 예수 그리스도가 어떻게 왕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의 죽음이 우리에게 무슨 왕권을 행사하였는가? 그가 만일 세상 우주 만물을 창조하신 분이시고 모든 인간의 생명을 주시고 삼라만상을 다스리시는 분이시라면 왜 그렇게 십자가상에서 도둑들 틈에서 비참하게 죽으셔야 했는가...?


그리스도 왕의 마지막 모습은 참으로 억울하고 비참한 죽음이었습니다. 그리스도 왕의 마지막 모습은 한마디로 고통과 조롱의 대상이었을 뿐 진정한 왕으로서의 권세와 체통은 말이 아니었습니다. 도대체 뭘 가지고 이분이 그래도 왕이라고 우길 수 있단 말인가...?


하느님 아버지께서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에게 부탁하신 왕권의 수행은 바로 이 마지막 죽음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그것이 바로 진정한 평화와 화해의 길이었기 때문입니다.


죽어가면서도 자기를 죽이라고 소리치고 못 박고 흔들고 조롱하는 그들을 위해서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기도했던 그리스도의 모습이 참된 왕의 모습이라니 우리는 허탈감과 무력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심정일 것입니다.


분명히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죽음의 죄목은 '유다인의 왕'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유다인의 왕이라는 이유로 죽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사실 유다인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인류의 왕으로서 죽은 것입니다. 이것을 올바로 이해하는 사람만이 진정한 크리스천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빌라도의 심문에서 "네가 왕이냐?" 라는 도전을 받으셨을 때 "내가 왕이라고 네가 말했다. 그러나 내 왕국은 이 세상 것이 아니다"(Jn.18,36)라고 대답하셨습니다. 또 예수님은 제자들이 서로 누가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말싸움을 벌이고 있을 때에 다음과 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


"너희도 알다시피 세상에서는 통치자들이 백성을 강제로 지배하고 높은 사람들이 백성을 권력으로 내리누른다. 그러나 너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사이에서 높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남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종이 되어야 한다. 


사실은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많은 사람을 위하여 목숨을 바쳐 몸값을 치르러 온 것이다"(Mt.20,25)


이것이 진정한 왕권의 모습이고 이것이 우리가 평화롭게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이치입니다. 우리는 분명 세례를 받을 때 그리스도의 豫言직, 王직, 司祭직을 받았습니다. 그 중에서 왕직이란 바로 이러한 봉사직을 말하는 것입니다.


저마다 봉사한다고 하면서 진정으로 남을 섬기고 남의 종이 되어 주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봉사한다는 미명아래 자기 이름을 내세우고, 업적을 남기려 하고, 칭찬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결국 말은 봉사이지만 모두 교만과 위선과 허세로 병들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진정한 왕직은 진정한 종이 되는 데서만 가능한 것입니다. 이 원리가 참으로 민주주의의 원리이고 사회평화의 원리입니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우리의 왕 그리스도께서 가르치신 왕도입니다.

 

성거산 성지에서 성거산지기 신부

 

성거산지기 신부님 그리스도왕 대축일 강론

http://cafe.daum.net/sgm2008  성거산 성지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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