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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8일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 -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님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8 조회수895 추천수15 반대(0) 신고

12월 8일 한국교회의 수호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루카 1,26-38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Behold,
I am the handmaid of the Lord.
May it be done to me
according to your word.

 

<결국 너로 인해 내가>


   강하게 닥쳐온 심각한 경제 불황 앞에 다들 힘들어하시는군요. 워낙 없이 살다보니 경제지표와는 별 상관없이 살아가는 저희들도 덩달아 마음이 불안해지고 초조감이 밀려옵니다.


   이토록 암울하고 팍팍한 시절, 무척이나 답답하시겠지만 마음에 여유를 좀 지니시면 좋겠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때, 우리 각자가 서로서로에게 이런 존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세파에 시달려 힘겹게 살아가다가도 그 사람 얼굴만 떠올리면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사람. 참혹한 실패 앞에 살아갈 의욕마저 사라져갈 때 더욱 보고 싶은 그런 사람. 그저 곁에 있어만 줘도 위로가 되는 그런 사람. 존재 자체로 기쁨이요, 위로요, 희망인 사람. 결국 그의 있음으로 인해 내가 구원되는 그런 사람.


   아마도 성모님께서 이런 분이 아니었겠는가, 생각합니다.


   오늘 축일을 맞이하시는 성모님, 다른 무엇에 앞서 편안한 분이셨습니다. 다정다감한 분이셨습니다. 포근한 분이셨습니다. 따듯한 분이셨습니다.


   아파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아파해주시던 분, 울고 있는 사람 옆에 앉아 함께 울어주시던 분, 괴롭다고, 미치겠다고 소리치는 사람에게 다가가 가만히 등 두드려주시던 분...


   우리의 성모님, 제 개인적 견해입니다만,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대단한 분, 특별한 분이 아니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메시아 잉태’란 엄청난 하느님의 초대, 그 진정한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하셨지만, 하느님께서 원하시니 두말 않고 그저 ‘예’라고 응답한 시골처녀가 우리의 성모님이셨습니다.


   사촌 엘리사벳이 늙은 나이에 아기를 잉태한 후 힘들어한다는 소식에 그 먼 길을 한걸음에 달려간 심성 고운 새댁이 우리의 성모님이셨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예수님, 때가 되니 떠나겠다고 하십니다. 어쩌겠습니까? 때가 되었는데. 예수님의 빈자리가 너무나 허전해 뒤돌아서서 눈물짓던 분이 평범한 어머님이 우리의 성모님이셨습니다.


   아드님을 떠나보내 놓고도 그저 모든 안테나가 예수님의 일거수일투족에 가 있었습니다. 밥이나 제때 챙겨먹는지, 노숙이나 하지 않는지, 아드님 때문에 늘 노심초사하시던 바로 우리 모두의 어머님이 성모님이셨습니다.


   마침내 십자가형에 처해져 높이높이 매달리신 아들 예수님, 그 밑에 서서 아들을 앞세우는 가슴 찢는 슬픔에 목메어 울던 분이 바로 우리의 성모님이셨습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성모님’ 삶의 특징은 ‘밝게 빛남’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얼굴은 해처럼 빛났고, 성모님의 옷은 눈처럼 눈부셨습니다. 성모님의 삶에는 죄악의 그림자가 깃들일 여지가 없었습니다. 결국 성모님의 얼굴과 성모님의 온 생애는 극진한 하느님 자비의 명백한 표현이었습니다.


   오늘 참으로 놀라운 사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나자렛의 한 평범한 시골처녀에 불과했던 마리아가 구세주의 어머님, 만민의 어머님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첫걸음을 시작한 날입니다.


   성모님 성공의 비결은 단순함, 진지함, 소박함, 겸손함, 충실함이었음을 잘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너무나 엄청나고 두려운 하느님의 초대였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앞뒤 재지 않고 아주 간단하게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살레시오회 수도원 수련원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가톨릭성가 261번 / 죄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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