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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사람의 가치
작성자김현아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08 조회수775 추천수8 반대(0) 신고

 

 

 

대림 2 주간 화요일 - 따질 수 없는 사람의 가치

 

 

 

 며칠 전에 저의 동기 신부가 소포를 보내왔기에 감사 인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했습니다. 요즘 성탄 판공 때문에 좀 바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걱정을 털어놓았는데 요즘 판공자수가 작년에 비해 많이 줄었다고 하였습니다.

요즘 사제들이 판공성사 율에 그렇게 신경을 쓰는 이유는 교구에 그 숫자를 보고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컴퓨터 통계프로그램으로 한 해의 본당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숫자화 하여 지난해와 비교하고 그래서 반성과 함께 새로운 목표와 전략을 세우기도 합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숫자로 통계 내다보니 부작용이 아주 없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그렇지는 않다고 믿고 싶지만 어떤 신부님들은 숫자를 조금씩 올려서 보고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숫자로 사제의 사목이 평가받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그 유명한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의 비유가 나옵니다. 목자는 바로 예수님이고 예수님을 본받아 사목해야 하는 사제들을 상징합니다. 예수님은 백 명의 양들을 목적지까지 이끕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보니 한 마리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예수님의 사목은 99%의 성공으로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성과를 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이 그 숫자에 만족하실까요? 예수님은 그럴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한 사람을 하나의 숫자로 보시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많은 무리 가운데 하나의 숫자로만 취급당한다면 얼마나 비참한 일이겠습니까?

인간은 부족하면 다른 것으로 채워 넣는 한 숫자에 불과하지만은 않습니다. 한 사람의 가치는 온 우주의 가치보다도 큽니다.

만약 어떤 사제가 사목을 열심히 해서 미사 참례 율을 많이 높였다고 합시다. 그러나 자신의 가정엔 소홀해져서 부모님이 냉담하신 채 돌아가셨다고 합시다. 그 사제가 과연 ‘그래도 잃은 숫자보단 얻은 숫자가 많으니 난 기쁘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많은 사람을 얻은 것처럼 보여도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기 때문입니다.

 

성직자나 수도자들이 빠지기 쉬운 오류가 바로 이것인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실제로는 단 한 사람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하는 것.

예수님께서 온 인류를 구원하러 오셨다고는 하지만 아주 짧은 시간만 세상에 사셨고 또 아주 자그만 지역에서만 활동하셨으며 친하게 지낸 사람들은 불과 몇 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의 이 협소한 인간관계를 보면서 과연 시공을 초월하여 온 인류를 구원하러 오셨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당신께서 관계를 맺은 소수의 사람들과 시공을 초월하는 관계를 맺으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온 인류를 사랑하시기 위해 모두 똑같이 만나시고 똑같이 대해주신 것이 아니라 단 한 사람이라도 당신의 온 에너지를 다하여 사랑하시고 관계 맺으셨습니다. 한 사람을 온전하게 사랑하게 될 때 비로소 온 인류를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왜 한꺼번에 많은 사람을 만드시지 않고 아담, 한 사람만 만드셨을까요? 한 인간과 온전한 관계를 맺기를 원해서가 아닐까요? 혹은 아담에게서 왜 많은 여자를 만들지 않고 하와 한 명만 더 만드셨을까요? 아담이 한 여인인 하와와 온전한 관계를 맺기를 원해서가 아니셨을까요?

사랑해야 하는 한 사람부터 온전히 사랑하도록 합시다. 예수님께서 우리 한 사람 한 개인을 위해 십자가에 달리실 만큼 나 하나를 사랑하지 않으셨다면 온 인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사랑’을 전부로 삼는 신앙을 지니고 있으면서 실제로는 구체적으로는 한 명도 온전히 사랑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우선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부터 더 사랑하려고 노력합시다. 그렇게 서로 사랑하는 것을 사람들이 본다면 그것을 통하여 우리들이 그리스도의 제자들임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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