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계획의 순수성과 하느님의 결정-룻기7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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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광호 | 작성일2008-12-11 | 조회수586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계획의 순수성과 하느님의 결정-룻기7 <생명의 말씀> <말씀의 길잡이와 실천> 룻은 착한 며느리였고 시어머니 나오미에게 큰 의지가 되었던 유일한 한 식구였습니다. 룻이 나가서 일하게 된 밭이 우연히도 나오미 일가의 친척인 보아즈의 소유였고 그 밭에서 룻은 보아즈의 눈에 뜨이게 되고 또 커다란 호의를 입었습니다. 오랜 삶을 살아오면서 하느님을 떠나 커다란 실패의 체험을 해봤고 또 깊은 회개를 통해 굴욕을 무릅쓰고 하느님께 돌아온 시어머니 나오미는 아마도 여기서 하느님이 주시는 큰 기회를 본 듯합니다. 젊은 며느리 룻에게도 좋을뿐더러 몰락한 자기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기회를 말입니다. 몰락한 집안의 대를 이어주어 그 집안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주는 유다인들의 오랜 전통을 잘 알고 있는 나오미는 며느리 룻에게 이런저런 지시 사항을 내리고 그대로 하라고 시킵니다. 유다인들의 전통을 모르는 모압 사람 룻에게는 생소하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룻은 시어머니가 명하는 대로 행동합니다. 보아즈가 잠자리에 들거든 그 자리를 잘 보아 두었다가 그 발치께를 들치고 들어가 누워 있으라는 시어머니의 명령... 다른 말로 바꾸어 보면 한 이불 속에 들어가서 하룻밤을 보내라는 것인데 남이 보고 말하지 않고 스스로 생각만 하더라도 스캔들이 분명한 일입니다. 보아즈 집안 다른 여자들에게 들키기라도 한다면 머리채를 잡혀서 끌려나와 집단 폭행을 당할지도 모르는 일일수도 있습니다. 뻔뻔하고 부끄러운 일이기도 하고 또 매우 위험한 일이기도 합니다. 그나마 보아즈에게 호의를 입어서 살 만해졌는데 그것마저도 전부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지요. 시어머니의 명령을 들은 룻에게 이러한 염려가 전혀 없어서 그대로 시키는 대로 로봇처럼 행동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어휴, 어머니, 무슨 그런 말씀을 하세요. 제가 보아스에게 조금 은혜를 입었다고 해서 그런 일을 해 보세요. 저를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또 사람들은 저보고 뭐라고 하겠습니까?"라고 당연히 말할 수 있었지만, 룻은 시어머니의 말씀에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이 사건에 개입해 주셨습니다. 룻에게 무슨 흑심이나 뒷생각을 있었다면 이후에 연결되는 복을 룻과 나오미가 누릴 수는 없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룻은 모압을 떠날 때 '어머니의 하느님이 제 하느님이고 어머니의 겨레가 제 겨레입니다.'라고 믿음을 고백했는데 자기가 섬기기로 맹세한 이스라엘의 하느님과 시어머니의 말씀을 따라 그대로 순종한 것입니다. 나오미는 자기 고향인 모압 땅을 떠나서 아무 것도 없는 시어머니를 따라 이스라엘까지 함께 살겠다고 온 착한 며느리 룻에 대해 하느님께서 어떤 특별한 계획을 가지고 있으시다는 것을 직감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영적 직관대로 며느리 룻을 자기에게서 놓아 보냅니다. 룻기의 뒷 이야기를 모두 읽어보면 나오미의 이 행동은 모두 경험 많은 여자의 노련함에서 기인한 것은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볼 수도 있습니다. 룻을 보내서 보아즈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고 그걸 이용해서 룻이 보아즈의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가 보아즈의 후손이 아니라 나오미의 죽은 남편 엘리멜렉의 후손이 되어서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나 삶이란 게 어디 인간의 영민함과 노련함만으로 계획한 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잠언 16:1에는 '계획은 사람이 세우고 결정은 야훼께서 하신다.'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룻이라는 모압 여자의 선한 마음과 지향성이 있었기 때문에 나오미의 그 계획을 하느님께서 결정해 주시고 이끌어 가 주신 것이라고 묵상해 봅니다. 룻과 나오미를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되는 요점 하나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계획의 치밀성보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것을 실행하려는 사람이 가진 마음의 순수성과 선함이 아닐까?'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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