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예루살렘 가까이 이르시어
그 도성을 보고 우시며 말씀하셨다(루가 19,41).
예수님께서는 또한 예루살렘에 대해 남다른 감정을 지니셨습니다.
어렸을 때 할례를 받기 위해서 오셨던 곳,
부모와 함께 의식에 참례하고 기도하기 위해서 방문하셨던 곳,
설교하시고 가르치셨던 터
그리고 죽으시고 부활하신 바로 그 장소였습니다.
바라보시며 눈물을 흘리셨던 도시를 향해
당신께서 감성적으로 하실 수 있는 가장 다정한 표현을 하십니다.
“암탉이 병아리를 날개 아래 모으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들을 모으려 했던가!”
이 말씀 안에는 예수님의 보호, 사랑
그리고 자기 희생의 섬세한 감정이 훌륭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주시는 행복과 평화는 미묘하고, 고요하며
숨겨져 있기에 애써 구해야 찾을 수 있습니다.
이 행복과 평화는 예수님께서 자주 보여주신
섬세하고 부드러운 감정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예수님은 장소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섬세하셨으며
그 감정을 통해 행복을 표현하셨고
가장 즐겨하셨던 것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셨고 때때로 참으로 직면해야만 하는
가장 견디기 힘든 슬프고 힘든 상황에서
그러한 것들을 회상하시면서 마음에 위로를 받으셨습니다.
예를 들어, 십자가상에서 예수님은
가장 사랑하셨던 두 사람을 바라보셨는데
한 사람은 당신의 어머니와 또한 사람은
가장 사랑하셨던 제자 요한이었습니다.
숨을 거두시기 직전에 서로에게 서로를 내어 주심으로써
그들이 삶에서 하나가 되도록 하셨습니다.
나자로는 예수님께서 깊이 애정을 갖고 계신
또 다른 가까운 친구였습니다.
나자로는 예수님께서 무덤에서 살릴 정도로
“사랑한 사람” 이었습니다(히브리말로 나자로는
“하느님께서 도우신다.”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하느님의 도움으로 무덤에서 살아났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보이신 섬세한 감정의 표현은
복음서 전체를 통해서 드러납니다.
참으로 바쁜 나날이었기에 자신들을 위한 시간을 내지도
빵 한 조각 제대로 먹을 시간도 낼 수 없었던 제자들을 보시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에 가서 함께 좀 쉬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마지막 과월절에 예수님은 만찬을 제자들과 나누시며
베드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줄곧 너를 위해서 기도해 왔다.”
수건을 두르시고, 무릎을 꿇으시며 발을 씻겨 주심으로써
당신께서 제자들에게 가지고 계신 감정을 강하게 드러내셨습니다.
마태오 복음의 끝 부분에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는 것처럼
“나는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하심으로서
떠나고 싶지 않은 친구들에 대한 감정을 강하게 드러내십니다.
예수님은 당신께서 그리고 하느님께서 인간에 대해
어떻게 느끼시는 지를 아주 섬세하게 묘사하십니다.
당신께서 얼마나 사랑하시는 지를 보여 주시기 위해서
누룩, 빵 그리고 소금을 포함해서 목자와 잃어버린 양,
나이 많은 여인들과 잃어버린 은전, 램프와 농부
그리고 집에서 사용하는 다양한 용품 등을 소재로 사용하십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하느님을 저녁 식탁에서 마주 하는 것처럼
친근하게 해줍니다.
그것들은 일상 삶을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미지를 제공해 주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이러한 소재들은 정감어린 이미지를 드러내며
예수님을 평범한 것들에 흥미를 가지고 계시는
평범한 분임을 보여줍니다.
그것들은 또한 하느님의 사랑과 그에 대한 우리의 사랑이
테이블에 있는 소금처럼 자연스러우며,
아침식사의 빵처럼 일상적이고
들국화처럼 풍요로운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우리는 무미건조한 세상 안에서도 사랑을 실천하며 살아갑니다.
이러한 사랑은 밤하늘의 달을 향해 날고
용궁 속으로 헤엄을 치는 내용의 노래를 부르는
낭만적인 사랑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매일 같은 장소에서 주어진 소명을 통해
사랑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우리는 매일의 삶에서 가장 기본적이며
구체적인 일을 통해서 깊은 사랑을 보여 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자들과 함께 물고기와 빵을 나누시면서,
요동하는 배 안에서 그들을 진정시켜 주시면서,
이야기를 주고받으시면서 그리고 그들과 함께 여행을 하시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섬세하게 보여주셨습니다.
그래서 절대로 떨어 질 수 없는 친인척 관계처럼,
예수님은 빵과 포도주의 형상을 통해 당신 자신을 내어주시고
그들이 서로 절대 갈라지는 일이 없도록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그러나 지금 네 눈에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다(루가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