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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멋대로 다루었다' - [유광수신부님의 복음묵상]
작성자정복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3 조회수610 추천수3 반대(0) 신고
 제멋대로 다루었다(마태 17,10-13)

-유 광수신부-

 

그러자 예수님께서 대답하셨다."과연 엘리아가 와서 모든 것을 바로잡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엘리야는 이미 왔지만,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그처럼 사람의 아들도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 깨달았다.

 

엘리야가 왔지만 사람들이 그를 제멋대로 다룬 원인이 무엇인가? "그를 알아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즉 "무지함" 때문이다.

 

인간이 짐승과 다른 것은 이성과 지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성과 지성이 없다면 짐승과 같을 것이고 로봇트나 다를 바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신 이성과 지성을 통해서 하느님을 알고 나를 알고 내 주위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지를 알고 그에 알맞게 대처하며 지혜롭게 생활해야 한다. 즉 내가 믿는 하느님에 대해서, 신자로서 알아야할 기본적인 교리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나는 하느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무엇이 있는가? 대림절을 지내고 성탄을 맞으면서 대림절은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고 예수님이 왜 이 세상에 여자의 몸을 빌려 태어나셔야 했는가? 예수 그리스도와 나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가? 내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고 준비하면서 무엇을 해야하는가? 등에 대해 정말 나는 무엇을 알고 있는가?

하느님에 대한 나의 무지함, 교리와 하느님의 말씀에 대한 나의 무지함이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않고 "제멋대로"살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오셨으면서도 알아 보지 못하고 내가 누구이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다 가르쳐 주신 말씀을 모르기 때문에 하느님의 뜻대로 살지 않고 "제멋대로"살아가고 있다. 인간의 이러한 무지함에 대해서 바오로는 아주 분명하게 지적하신다. "사람들이 하느님께 대해서 알 만한 것은 하느님께서 밝히 보여 주셨기 때문에 너무나도 명백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때부터 창조물을 통하여 당신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과 같은 보이지 않는 특성을 나타내 보이셔서 인간이 보고 깨달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무슨 핑계를 대겠습니까? ... 인간이 하느님을 알아보려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올바른 판단력을 잃고, 해서는 안 될 일들을 하게 내버려 두셨습니다. 그래서 인간은 온갖 부정과 부패와 탐욕과 악독으로 가득차 있으며 시기와 살의와 분쟁과 사기와 악의에 싸여서 없는 말을 지어내고 서로 헐뜯고 하느님의 미움을 사고 난폭하고 거만하며 제 자랑만 하고 악한 일을 꾀하고 부모를 거역할 뿐더러 분별력도, 신의도, 온정도, 자비도 없습니다. 그런 모양으로 사는 자는 마땅히 죽어야 한다는 하느님의 법을 잘 알면서도 그들은 자기들만 그런 짓들을 행하는 게 아니라 그런 짓을 행하는 남들을 두둔하기까지 합니다."(로마 1,21-32)참조)

 

우리 같으면 상대방이 무엇을 잘 모르고 나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어떻게 하는가?  우리는 즉각 "바보같이 그런 것도 모르느냐? 네가 모르고 저지른 것이 아니냐? 뭐 좀 알고 말을 해라. 이 멍청아!"하고 야단을 치던지 나에게 손해를 입혔으면 그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던지 상대방에게 모든 것을 뒤집어 씌우고 육박지를 것이다. 상대방이 모르고 저지른 일인데도 전혀 양보를 한다거나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방을 멸시하고, 무시하며, 왕따 시키고, 그리고 모르고 저지른 잘못인데도 가차없이 그에 상응한 손해 보상을 요구한다. 다른 사람의 무지함에 대해서 조금도 관대하지 못하다. 그것이 인간이고 오늘 우리 사회의 분위기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는가? 분명히 인간의 무지함 때문에 "그들에게 고난을 받을 것이다." 라는 것을 아시면서 "제멋대로" 다루게 놔두신다. 그 결과 십자가의 죽음을 당하시기까지 하셨다. 그것이 하느님의 관대함이며 사랑이다. 이사야서는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 멋대로들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씌우셨구나.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이사 53, 6-7)라고 하였다.

"제멋대로 다루었다."는 말이 무슨 뜻인가?
이 말은 인간이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하여 보여주시고 가르쳐 주신 대로 하려고 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동하였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하느님이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상관없이 그냥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였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무지함" 때문이다. 즉 하느님이 무엇을 말씀하셨고, 무엇을 가르쳐 주셨는지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아는 것이 없고 또 알려고 노력조차 하지 않기 때문에 하느님에 대해서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이 사람이 말하고 행동하는 기준이 무엇인가? 그것은 "자기가 원하는 것" 그것이 그 사람의 행동의 기준이다.

 

그리스도인은 누구인가?  그리스도인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된 사람이다."(마태 13,11) 즉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제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다."(마르3, 35)

 

아무튼 오늘 복음을 요약하면 처음에 제자들이 예수님께 와서 "물었다."는 말씀으로 시작해서 "그제야 제자들은 그것이 세례자 요한을 두고 하신 말씀인 줄 깨달았다."는 말씀으로 끝났다. 즉 그리스도인은 하늘 나라에 대해서 모르기 때문에 물어야할 사람들이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몰랐던 것을 깨닫는 사람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신다.

 

우리는 복음을 읽을 때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이 말씀이 무슨 뜻인가?" 하고 물어야 하고 그에 대한 대답을 복음에서 찾고 깨달아야 한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우리가 몇 십 년을 신앙생활을 한다 하더라도 모르기 때문에 항상 "제멋대로"살아갈 것이다. 많은 의문을 안고 살아가면서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그냥 그냥 제멋대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발전이라고는있을 수 없을 것이며 삶의 질 또한 항상 같은 수준에서 머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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