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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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미 | 작성일2008-12-17 | 조회수851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오늘은 어쩐일인지 미사에 사람이 별로 없었어요. 사실 미사가 아니라 성체 분배라고 해야하나? 화요일마다 어떤 자매님께서 성체분배를 하시는데 다른 날보다 훨씬 더 적은 수의 사람만이 성당에 나왔어요. 수녀님 두분, 할아버지 두분, 어떤 자매님, 그리고 저... 아참 나중에 두분이 더 오시긴 했어요. 제가 처음에는 그런 생각을 했어요. 신부님께서 미사를 집전하시지 않으시고 평신도가 성체 분배를 대행하니 많은 사람들이 안오나 보다 라구요. 사실 그 생각속엔 사람들이 사제가 아닌 평범한 사람인 평신도가 행하는 것에는 신뢰를 두지 않는가 보다 뭐 이런 안 좋은 생각을 먼저 했어요. 사람이 어떤 현상을 보거나 사건을 보면 처음엔 좋지 않은 생각을 하기가 너무 쉬워요. 사람들이 왜 저럴까?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제 마음속에 들어와 버립니다. 그런데 성체를 영하고 무릎을 꿇고 묵상을 하는 도중에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서 내가 인식하며 판단하고 결론내린 그 과정이 정말 하느님이 원하시지 않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인식은 그저 인식에서 끝나야 하는 일이지 더이상 그 현상이나 일에 관해 내 생각이나 의견을 담아 고정된 사상으로 굳혀 버리면 안된다는 말씀을 심어 주셨어요. 사실 아무도 모릅니다. 늘 아침마다 미사에 오시던 많은 분들이 다른 성당에 미사를 가셨을 수도 있고, 바쁜 일이 있거나 몸이 안 좋아 나오지 못하셨을 수도 있고 설령 미사를 참례하지 못하셨더라도 그것을 통해서 또 하느님과 그 사람의 관계를 더 깊게 하는 어떤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뭐 다르게 파생되는 결과는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결국 드는 생각은 오로지 나와 하느님의 관계에만 포커스를 맞추어야한다는 것입니다. 판단하지 말고 결론짓지 말고 아이들의 마음이 되어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만 보는 눈만 있으면 된다.머리는 판단하라고 있는 머리가 아니라 주님의 뜻을 깨우치라고 있는 머리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주위를 살펴 보았습니다. 누군가가 울고 있었습니다. 울면서 주님께 매달리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내가 너무 복에 겨워 이런 생각을 품고 살았구나. 나는 얼마나 나의 죄를 깊이 뉘우치고 반성했는가? 내가 무슨 권한으로 누군가를 변화시킬려고 욕심을 부렸나? 그저 있는 그대로를 보고 하느님의 뜻만을 생각하는 제가 되게 해달라고 기도드립니다. 아무리 많이 깨우치고 아무리 내 머리를 지식으로 채워도 내 옆에서 고통받는 사람하나에게 따뜻한 손 내밀지 못한다면 이것은 참된 신앙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일로 주님을 기쁘시게 해 드릴까만 생각합니다. 여기 오시는 사랑하는 교회안의 형제 자매님들도 오늘 주님을 기쁘게 해 드릴 수 있는 한가지 일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날이 되시길 진심으로 빕니다. 주님안에 평화로운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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