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지엄한 법의 나라
작성자김열우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17 조회수561 추천수1 반대(0) 신고

- 내가 만든 예화 7 -

일조량, 강우량 등, 입지조건이 좋아, 해마다 풍년이 들었습니다.

백성들은 배고픔이란 모르고, 평화의 노래를 부르며 아무 걱정없이 살았습니다.

 

어느 해, 가믐이 들자, 민심도 따라 황폐하여졌습니다.

남몰래 힘을 기르며, 온 세상을 제패할 야욕을 꿈꾸어오던 이웃 나라에서 이 틈을 놓칠세라, 침략을 감행하였습니다.

 

여러 달, 혈전을 벌인 끝에, 많은 배상금을 물어주기로 하고, 일단 외적은 물러났으나, 전쟁을 치루며 입은 인명과 재물의 손실은 막대하였습니다.

전쟁으로 인하여 농사를 돌보지 못해 논과 밭에서 거둘 것도 없었습니다.

농사일을 거들 소나 말 등도 잡아 먹거나, 거두어 주지 못해 병들어 죽어 빈 외양간만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습니다.

 

백성들은 추위에 떨며 굶주렸습니다. 전염병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속출하였고, 민심이 흉흉하여진 도처에 거지와 도적 떼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전화를 입어 타다 남은 얼마의 비축미를 백성들에게 나누어 주려 하여도, 중간에서 누군가에 의해 빼돌려져, 가난한 백성들에게는 돌아가지 않았고,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렸습니다.

할 수 없이 가난한 백성들은 자녀들과  함께 노비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나라를 걱정하여, 백성들의 어른들과 대신, 그리고 임금님이 한 자리에 모여, 나라를 부흥시킬 묘안을 찾으려 골몰하였습니다.

문란해진 기강을 바로 잡고, 아무도 굶주리는 백성이 없도록 경제를 다시 부흥시키며, 어떤 외적도 막아낼 수 있는 강한 군대를 키워야 할 것이 당면한 주요 과제였습니다.

굶주려 쓰러져가는 백성들에게 공평하게 구제의 손길이 닿도록, 우선 기강을 바로 잡아 민심을 수습할 것이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한 문제였습니다.

 

과거 행복과 풍요를 누리던 시대에, 흉년이나, 외적의 침입과 같은, 우환에 대한 대책이 전혀없이 방심하였기 때문에 속수무책 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는 실패의 원인도 찾아내었습니다.

정신 차려, 누구도 해이되지 않도록, 기강을 바로 잡을 엄격한 국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백성의 원로의 말이 가장 설득력있게 들렸습니다.

곧바로 법을 제정하고, 온 백성에게 공포하여 시행하였습니다.

만민이 법에 의해 지배를 받고, 만민이 법 앞에 평등하다 는 법치주의에 사람들은 모두 좋아 하였습니다.

도둑질, 횡령하는 사람은 사형에 처한다,

소나, 말, 산의 짐승까지도 죽인 사람은 사형에 처한다,

누구도 일하지 않고, 거저 먹을 수 없고, 일을 시키지 않고 거저 주는 사람도 곤장에 처한다. 하여 누구든 일을 하여야 먹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 법을 잘 익히지 못한 자녀들이 범한 잘못은 그 부모들이 대신 처벌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나라의 산업시설을 만들기 위해 많은 세금도 부과하였습니다.

 

이 공고문이 나붙자, 불량배들과, 도둑은 갑자기 자취를 감추고, 열심히 일을 하여야만 먹을 수 있다는 풍토가 조성되어, 거지도 말끔히 사라졌고, 황폐하였던 농토는 일구어졌습니다.

자칫, 법에 저촉되어 감옥에 들어가게 될까 하여, 방심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대신의 집 앞에 추위에 떨며 쓰러져 있는 노인을 대신의 부인이 보고, 불쌍한 마음이 들어 집 안에 들였습니다.

노인은 얼마 전, 지엄한 법을 어겨 몰락한 다른 대신의 어머니였습니다.

그 대신의 어머니는 자신을 이처럼 참혹한 처지로 만든 국법을 원망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대신의 부인은 갈 곳 없는 노인을 남몰래 몇 달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일을 시키지 않고, 거저 돌보아 주었다는 죄목으로, 누군가 고발하여, 대신은 파직을 당하고, 그 부인은 곤장을 맞다가 숨을 거두었습니다.

 

법과 규칙들은 철저히 지켜져, 나라의 기강은 한 치의 빈틈도 없이 얼음장처럼 철저히 세워졌습니다.

부과된 세금을 내기 위하여, 쉴 틈도 없이 일을 열심히 하여야 했습니다.

세금이 늘어나자 나라는 부강하여져, 첨단 무기도 만들고, 무너진 성벽도 튼튼히 쌓아 아무도 감히 넘보지 못할 정도가 되었습니다.

건강하고 부지런한 백성들은 점점 잘 살게 되어 그 법의 제정을 좋아하였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잘못을 저질러도 감옥에 들어가거나, 사형에 처하여졌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 하루를 사시나무 떨듯 마음을 졸이며 살아갔습니다.

 

어느 날, 대신들의 자제들과 함께 무술을 연마하던 왕자가 활을 겨누어 숲 속에서 놀라 뛰쳐나온 노루를 한 마리 잡았습니다.

사람들은 임금이 자신의 아들에게 어떤 처벌을 내릴 것인가 에 관심을 가지고 촉각을 세웠습니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며, 어떤 짐승도 죽이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 고 정해 놓은 법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임금도 매우 놀랐습니다.

나라의 대통을 잇게 될, 단 하나의 임금 자신의 아들이,

아니면 채, 법을 익히지 않은 자녀를 잘 감독하지 못한 부모인 임금 자신마저 대신,

형벌을 받을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임금이라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법의 지엄함을 내세우며, 그 지엄함을 고수하기 위하여, 조금의 재량이나 아량도 없이 철두 철미 그 법문을 그대로 시행하여, 그 지엄한 법의 희생자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법은 권리와 의무를 규정하여,

인간 스스로 자신들을 위하여 만든 것이지만,

이제는 그 법에 의하여 스스로를 얽매는 결과가 된 것입니다.

 

임금은 왕자를 아끼어 자녀를 잘 감독하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며, 국법은 지엄한 것이니, 자신이 사형을 당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였으나,

왕자는 자신의 잘못으로 아버지가 해를 당하시게 할 수는 없다 며, 눈물을 흘리며 사형장으로 갔습니다.

 

형장에서, 왕자는 마지막 하직 인사를 요청하였습니다. 

누구도 더 이상 이 지엄한 법에 의한 희생자가 되지 않기를, 자신이 마지막 희생자이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는 말이었습니다.

 

임금의 아들이라도,

심지어 임금까지라도,  

법 앞에 평등한 것이니,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고,

내심 왕자의 사형을 지지하였던, 지엄한 법의 희생자들 마저,

깊은 회한의 한숨과 눈물을 흘리며 왕자의 말에 고개를 숙였습니다.

이 지엄한 법에서 벗어나 자유와 평화를 누리며 살아 남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사형 집행의 칼을 들 때, 누군가 소리쳤습니다.

지엄한 법보다는 사람의 생명이 소중한 것입니다. 이제 그만 끝냅시다. 우린 더 이상 지엄한 법의 희생자를 지켜볼 수는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법 이전에 사람이요, 법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지, 사람이 법을 위하여 있는 것은 아니요 하며 소리쳤고, 모두 그의 말에 동의하였습니다.

또 다른 이들도, 더 이상 숨을 죽이고 살 수는 없다 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누가, 용서와 사랑의 자비 없이 살아 남을 수가 있을까요?

용서와 아량이 아니면, 살아 남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지혜로,,

인간들은 스스로를 위하여, 정의의 실현을 위한 법을 제정합니다.

그리고 그 법은 진, 선, 미의 실현을 위함 일 것입니다.

법이 진, 선, 미를 실현하는 도구가 되지 않고, 도리어 사람을 얽어 매는 흉기가 된다면, 그것은 돌연 괴물이 되고 말 것입니다.

철두 철미, 법이나 정의가 완성하지 못하는 것을 완성할 지혜는 용서와 사랑입니다.

누가 완벽하여, 그 법을 다 지켜낼 수가 있을까요?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법을 다 지켜낼 수 없는 인간의 미완의 부분을 완성하기 위하여, 십자가의 사랑으로 채우셨습니다.

지킬 수 없는 법은 법으로서의 가치가 없습니다.

누구도 도달할 수 없는 목표이기에, 용서의 다리가 필요하고, 그를 보완할 그리스도가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의 유익을 위하여 제정된 법을, 사람의 유익을 위하여 완성하는 것은 용서와 사랑인 것을 배웁니다.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고, 사랑을 정죄할 법은 없습니다.

2008년 12월 17일 오후 3시 10분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