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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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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용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2 조회수542 추천수5 반대(0) 신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돌아와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오래간만에 이 시를 보다가 사도 바오로(St.Paul)의 말이 생각이 났다.
Everything is shown up by being exposed to the light,
and whatever is exposed to the Light itself becomes light.
내가 꽃에 시선을 맞춤으로써 꽃은 빛을 발하여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이다.
무엇이든지 빛에 노출되어야 형상이 보이게 된다.
대상물이 빛을 발하면 우리 눈에 들어가 사물을 인식하는 것이다. 과학적인 상식이다.
어둠을 생각하면 된다. 빛이 없으면 대상물이 빛을 발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그 대상물을 보지 못한다. 보이지 않으니 없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와 같이 인간은 주관적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그 대상물은 존재하고 있다.
하느님의 말씀이 그러하다.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하느님께서 끊임없이 우리들에게 빛을 비추고 계신다.
 
따라서 본다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보는 것이 아니라 보이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우리는 곧 죽어도 본다고 말한다.
사물의 진면목은 아무도 못 본다. 진실은 아무도 듣지 못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할 때 많이 쓰는 포인세티아라는 상록의 관엽식물이 있는데
이 식물이 빨갛게 정열적으로 자랑하고 있는 것은 꽃이 아니라 잎이다.
그러나 우리는 통상 이를 꽃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분별할 때, 그 기준이 무엇인가?
대부분 사람인 나 자신이다.
 
김춘수 시인은 꽃을 가지고 빛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모든 사람에게 꽃이 되고 싶다. 나의 빛깔과 향기에 맞는 꽃이 되고 싶다.
사람들은 모두 꽃이다. 이 많은 꽃들 중에 나의 이름이 붙여진 꽃이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빛깔에만 신경을 쓰고 향기에는 신경을 별로 쓰지 않는 것 같다.
정형수술을 하고 향수를 뿌린다고 해서 그 사람됨됨이 달라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나의 소박한 자태와 결코 진하지는 않은 향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주고 싶다.
양지 바른 비탈에 서서 이따금씩 불어오는 바람에
싱그러운 향기를 뿌리는 이름 모를 들꽃이고 싶다.
 
내 기분에 따라, 내 취향에 따라서, 마음대로 옳고 그름이 수시로 바뀐다.
마음이 변덕을 부리는 것이다. 또는 무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마음이 곧 나는 아니지만 나의 육신을 60년 이상 이끌고 왔다.
이젠 나의 마음도 잘 챙겨주어야 할 것 같다.
설혹 다른 사람이 나의 진심을 몰라 줄 때에도
그 사람의 마음의 눈이 밝지 못함을 알아 차리거나 나의 몸짓이 잘못 되었다고 생각하자.
마음의 소리에도 애정을 갖고 귀를 기울여야겠다.
마음 깊이 계시는 예수님을 발견하고 싶다.
멀리서 나만의 기준, 나만의 예수님을 만들어 내려고 하지 말자.
그러려면 믿음을 가지고 끊임 없이 진리의 빛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잘 보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용기도 필요하다. 눈에 보이는 좋은 것들-
명예, 인기, 재물 들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마음을 달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덜 가짐으로써 다른 사람이 더 가질 수 있게 하는 자비심을 가져야 한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
                                      김 남식
 
           당신께서 꽃을 아름답게 보는 것입니다.
           사람이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당신께서 사람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입니다.
 
           눈물이 아름다운 것이 아닙니다.
           당신께서 눈물을 아름답게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둡고 암울하여
           고통스런 것이라고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아름다움을 볼 줄 아는 사람은
           고통의 진주를 뽑아 빛을 만드는 것이니
           내가 손을 건낼 줄 모르면서
           그들이 아름답지 않다 말하지 말아 주십시오.
 
           사람은 누구나 가끔,
           알아주지 않는 허허벌판 하나
           가슴 속에 품고 사는 일이니
 
           그 외로움에 꽃이 피면
           내가 먼저 꽃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이 되게 하십시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들,
           그것은 내 안에 품은 보석을 빛내는 일이니
           그 보석으로 행복임을 깨닫게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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