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할말은 많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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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미 | 작성일2008-12-24 | 조회수56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하고 싶은 말이 참으로 많습니다만 생각을 정리하고 어디서부터 시작하고 어떻게 마무리할지는 주님 당신께 온전히 맡깁니다.
오늘도 은총이 가득한 새날이 시작되었습니다.
이젠 밥을 먹는 것과도 같이 미사를 가지 않으면 제가 하루를 시작하지 않는 것처럼 아침에 가는 미사가 나와 일치가 된 듯한 기분이 듭니다. 사실 밥먹는 것은 빼먹기도 하고 관심이 없을 때도 많으나 미사는 빼 먹을 수가 없도록 주님께서 저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제가 아침마다 매일미사를 나가게 된 계기는 다름아닌 아주 간절히 원하는 일 하나와 감사를 드리고 싶은 일 하나 때문이었습니다.
친구의 아들이 아픕니다. 태어날때부터 혈소판 수치가 턱도 없이 부족하게 태어났고 지금도 그것으로 많은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제 친구의 아들은 3년전 12월 24일날 태어났습니다. 주님이 오시는 날에 맞추어 그 아기도 태어났습니다.
제친구는 중고등학교때부터 저와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서울에서 좋은 직장을 다니다 아이가 계속 아픈 바람에 직장도 그만 두었고 최근에 서울 생활도 정리하고 남쪽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신 고향으로 가족 모두가 내려갔습니다.
제 친구는 하느님을 믿지는 않습니다. 고등학교시절 제가 잠깐씩 다니던 교회에서 행사가 있으면 제 얼굴을 봐서 따라가 주는 그 정도로 하느님을 알고 있습니다. 몇달전에 통화를 하였습니다. 그 친구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아이의 이야기, 하느님 이야기, 시댁의 종교(사실 종교라 부를 수 없는 미신), 불교 이야기 등...저는 그냥 들어주고 한마디씩 얘기하면 그 친구는 저랑 얘기를 하면 가슴이 덜 답답하다고 얘기 하였습니다. 제가 무슨 해결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는 그저 내 친구의 얘기를 들어줄 뿐이었습니다. 제 친구는 불교를 믿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나무아미 관세음 보살을 외우면 마음이 평화로와 진다고 하였습니다. 무엇이든지 너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시도해보라고 얘기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아는 하느님을 믿으라고 강요할 수 없었습니다. 내 친구의 아들이 주님의 사랑을 특별히 많이 받고 너도 너무나 사랑하는 그래서 고통이 큰가보다 라고 말할 수도 없었습니다. 그저 내가 아는 하느님으로 인하여 내가 살고 있는 얘기만 들려줄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로 저는 미사를 통해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느님 당신의 뜻이 무엇인지 그 뜻을 내 친구와 내친구의 아들을 통해 이루어지길 빕니다 하고 매일 매일 미사에서 기도 드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달 두달 미사를 통해 주님께서 저에게 내려 주시는 은총은 그 양을 잴 수 없을 만큼 큽니다. 저의 우울증도 주님께로 더 다가가게 만드는 계기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울증 참 무서운 것이었습니다. 그저 마음이 약한 사람들이나 걸리는 하루하루 먹고 살만하니 혹은 걱정할 일 없는 배부른 사람이나 걸리는 그런 사치의 병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병이 저에게 와서 저의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게 꼼짝하지 못하게 했습니다. 사람이 두렵고 어떤 일을 결정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고...심지어 밥을 짓는데 무슨 반찬을 만들어야할지도 정하지 못해 안절 부절한 마음이 들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이성적으론 이래선 안된다 계속 생각을 하지만 그저 어딘가로 숨어 버리고 싶고 눈을 감아 버리고 싶었습니다.
한 몇개월을 그렇게 살았나 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또 가까이 있지는 않았으나 사랑하는 저를 위해 늘 기도해 주시는 분들의 그 사랑과 하느님의 크신 사랑으로 깊은 심연에서 발돋움을 하고 다시 날아 올랐습니다. 그래서 감사를 드리기 위해 매일 매일 하느님을 찾았습니다.
이제는 정말 아침의 미사가 제 삶이 되었습니다. 기도하고 감사하고 또 묵상하고...
매일 매일의 미사를 통해 어렵고 고통 중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볼 수 있는 더 큰 마음을 제게 주시고 늘 주님안에서 매일의 죄를 고백하여 저를 깨끗하게 하여 주님께로 가는 곧은 길을 열도록 노력하며 살 수 있게 해 주시고 또 주님은 늘 저와 함께 계심을 일깨워 주십니다.
아직도 제 친구의 아이는 아픕니다. 언제 어떻게 치유해주실지는 모릅니다. 어쩌면 그 병과 친구가 되어 평생을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의 기도는 멈춤이 없을 것입니다.
제가 올 성탄에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제일로 큰 선물은 미사를 통해 주님을 만나는 일입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여기 오시는 사랑하는 교회안의 형제 자매님들도 매일 매일 주님을 만나 행복하게 사시길 간절히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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