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창 밖을 내다보는 일이 나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누가 오지 않아도
창이 있어 고맙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도 벗이 됩니다.
내 지나온 날들을
빨래처럼 꼭 짜서 햇살에 널어두고 봅니다.
바람 속에 펄럭이는
희노애락이 어느새 노을빛으로 물들어 있네요.
이왕이면 외로움도 눈부시도록 가끔은 음악을 듣습니다.
이 세상을
떠나기 전 내가 용서할 일도 용서받을 일도 참 많지만
너무 조바심하거나 걱정하진 않기로 합니다.
죽음의 침묵은 용서하고 용서받은 거라고 믿고 싶어요.
고요하고 고요하게 하나의 노래처럼 한 잎의 풀잎처럼
사라질 수 있다면 난 잊혀져도 행복할 거예요.
2008. 12. 26. (시집, '작은 위로'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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