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첫날 이른 아침에) 마리아 막달레나는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가서 말하였다. “누가 주님을 무덤에서 꺼내 갔습니다. 어디에 모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베드로와 다른 제자는 밖으로 나와 무덤으로 갔다. 두 사람이 함께 달렸는데, 다른 제자가 베드로보다 빨리 달려 무덤에 먼저 다다랐다.
그는 몸을 굽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기는 하였지만,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다. 시몬 베드로가 뒤따라와서 무덤으로 들어가 아마포가 놓여 있는 것을 보았다. 예수님의 얼굴을 쌌던 수건은 아마포와 함께 놓여 있지 않고, 따로 한곳에 개켜져 있었다. 그제야 무덤에 먼저 다다른 다른 제자도 들어갔다. 그리고 보고 믿었다.
(요한 20,2-8)
◆사도 요한은 야고보와 형제로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첫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예수님의 사랑받는 제자로 예수님의 중요한 행적에 언제나 함께 동행하며 그분과 함께 머문 제자입니다. 하지만 그 역시 예수님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예수님께 자신의 자리를 청하기도 하고, 또한 천둥의 아들이라고 불리며 불같은 성격으로 실수도 많았던 제자입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따르던 수많은 무리 가운데 가장 가까이에서 그분의 말씀을 듣던 사도들 가운데 하나이며, 그 가운데에서도 누구보다 그분 곁에 머물기를 원하던 제자였음을 우리는 말씀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마지막 만찬상에서 예수님의 품에 기대어 그분과 말씀을 나누고, 모두 두려움에 떠나가는 죽음의 순간에도 성모님과 함께 그분의 임종을 지켜본 제자이며, 그분의 부활 소식을 듣고 누구보다 먼저 그분 곁으로 달려간 제자입니다.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며 믿음이 부족해서 예수님보다 더 높아지려 했던 자신의 모습을 성찰하고 또한 예수님께 향하는 달음질이 아닌 헛되이 바쁘게만 살아오지 않았는지 바라봅시다. 비록 부족하고 모자라지만 사도 성 요한의 도움을 청하며 그분 곁에 머무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