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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가정공동체가 되는 길" - 12.28,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28 조회수599 추천수4 반대(0) 신고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8.12.28 주일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축일(가정성화주간)
                                                                      
집회3,2-6.12-14 콜로3,12-21 루카2,22-40

      
                                            
 
 
 
"성가정공동체가 되는 길"
 


가장 중요한 게 내 몸담고 있는 가정공동체입니다.

모든 공동체의 기본이 가정이며,
가정공동체가 튼튼해야 사회도 나라도 튼튼합니다.
 
여러분의 가정공동체는 어떻습니까?
문제는 없습니까?
 
여기 수도공동체 역시 수도가정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현재 아홉 식구의 대가족입니다.
수도 가정 공동체 삶의 체험과
또 오늘 복음과 독서 말씀을 바탕으로 하여
성가정공동체가 되는 길에 대해 나누고자 합니다.


성가정 공동체는 문제없는,
완벽한 유토피아 이상적 공동체가 아닙니다.

첩첩산중 끊임없이 문제들이 일어나는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또 이게 지극히 정상적이요 건강한 공동체라는 표지입니다.
 
하나하나 문제를 지닌 사람들이 모였기에
문제공동체 이게 정상입니다.
 
일어나는 문제들에 당황하거나 비관할 것 없습니다.
차분히 대응하면서 해결을 찾아가면 됩니다.
 
완성된 성가정이 아니라 완성을 향해가는 여정 중에 있는
성가정 공동체들이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여러분 가정은 문제들이 없습니까?
 
주변의 가정들 중 문제없는 가정들을 본 적이 있습니까?
 
저는 문제없는 가정들을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저의 수도가정도 언제나 문제를 지니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문제를 지니고 살아가는 것, 이게 우리의 삶입니다.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 역시 똑같습니다.
문제가 없어서 성가정이 아니라
부단히 기도하면서 하느님의 뜻을 찾았기 때문에 성가정이었습니다.
 
소년 시절의 예수님 오늘 날로 하면 말 그대로 문제아였습니다.

시메온을 통해 아드님 예수로 인해
성모님의 고통이 예고되고 있지 않습니까?  
 
“당신의 영혼이 칼에 꿰찔리는 가운데,
  많은 사람의 마음속 생각이 드러날 것입니다.”
 
평생 동안 마리아와 요셉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해 보십시오.
이런 고통과 시련의 와중에서도
끝까지 주님 안에서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았기에 성가정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느님을 찾을 때 성가정공동체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느님을 찾는
여기 수도가정공동체는 그대로 성가정공동체의 모범입니다.
 
늘 말씀드립니다만
생각이, 성격이 같아서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하느님 중심의 방향이 같아서 일치입니다.
 
얼굴이 다 다르듯
다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산다는 것 정말 쉽지 않습니다.
 
이래서 끊임없이 기도하며 하느님을 향해야 합니다.
 
기도할 때 ‘패거리 분열의 공동체’는
‘은총의 한 몸 공동체’로 변모합니다.
 
기도 할 때 샘솟는 사랑이요 평화요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바오로의 권고 말씀을 그대로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을 다스리게 하십시오.
  여러분은 한 몸 안에서 이 평화를 누리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화와 갈등에도 불구하고
저변에 흐르고 있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공동체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마음을 다스리기에 평화의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의 평화의 은총이 아녔더라면
벌써 여기 수도공동체는 공중 분해됐을 것입니다.

감사하는 마음 역시 기도의 열매입니다.
겸손한 믿음은 감사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니 감사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느님께 시편과 찬미가와 영가를 불러 드리십시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감사해서 사람입니다.
감사는 인간됨의 기본입니다.

함께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기도보다
공동체의 일치에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미사와 공동성무일도가
성가정 수도공동체를 만듭니다.
 
비단 수도공동체뿐 아니라
가족이 함께 자주 기도하고 미사드릴 때 이루어지는
여러분의 성가정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여러분 가운데에 풍성히 머무르게 하십시오.”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히 머물 때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입니다.
끊임없이 기도하고 말씀을 실행할 때
그리스도의 평화가 우리 마음을 다스리고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성한 생명력으로
우리 안에 머물러 비로소 성가정공동체입니다.
 
성가정 공동체 역시 하느님 은총의 선물입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랑의 성가정공동체입니다.

사랑은 일시적 기분이나 감상이 아닌 항구한 노력을 요합니다.
부단히 가꾸고 돌보는 노력이 없으면 사랑은 곧 시들어 죽습니다.
 
끊임없는 기도가 사랑 실천에 항구하게 합니다.
사랑은 아주 구체적인 노력입니다.
 
바오로의 말씀대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행동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피차에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주고 서로 용서해야 합니다.
끝까지 참아주고 끊임없이 용서하는 것입니다.
 
우리를 끝까지 참아주시는 주님을 생각하면,
우리를 끊임없이 용서하시는 주님을 생각하면
이런 인내와 용서의 사랑이 가능합니다.
 
모든 문제는 주님을 잊어버려 생깁니다.
그러니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서로 용서 하십시오.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이어 집회서는 노부모에 대한 구체적 사랑 실천의 지침을 주십니다.
노인 문제가 심각해지는 요즈음
노부모님을 둔 분들이 명심해야 할 말씀이라 그대로 인용합니다.

“어버이를 공경하는 이는 죄를 용서받고
  자녀들에게 기쁨을 얻고 장수하며 그의 기도는 받아들여진다.
  예야, 네 어버이가 나이 들었을 때 잘 보살피고,
  그가 살아있는 동안 슬프게 하지 마라.
  그가 지각을 잃더라도 인내심을 가지며,
  그를 업신여기지 않도록 네 힘을 다하여라.
  어버이에 대한 효행은 잊혀 지지 않으니,
  네 죄를 상쇄할 여지를 마련해 주리라.”

사실입니다.
속된 말로 노부모 잘 모시면 액땜합니다.
 
노부모님을 잘 모셔서 잘못되는 사람들 하나도 못 봤습니다.
자녀 교육은 저절로 됩니다.
 
부부간, 부모와 자식 간의 도리에 대한 바오로의 말씀을 들어 보십시오.

“아내 여러분, 남편에게 순종하십시오.
  남편 여러분,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자녀 여러분 부모에게 순종하십시오.
  어버이 여러분, 자녀들을 들볶지 마십시오,
  이것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일이며
  주님 안에 사는 사람은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마리아 요셉 예수님의 성가정이 바로 이러했습니다.
 
이런 가정의 자녀들은
예수님처럼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
건강하고 지혜가 충만하여 하느님의 총애를 받습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성가정 공동체 건설에 힘을 다하십시오.
 
내 몸담고 있는 가정공동체보다,
수도공동체보다 소중한 공동체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문제없는 유토피아 공동체는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좋든 싫든 지금 내 몸담고 있는 공동체가 나에게 주어진 현실입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함께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구체적으로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이렇게 끊임없이 기도와 사랑 실천의 노력에 항구할 때
서서히 완성되어가는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의 말씀이 풍부히 머무는,
그리스도의 평화가 다스리는 성가정공동체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통해 완성되어가는
우리의 성가정 공동체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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