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무엇을 희망해야 하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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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현아 | 작성일2008-12-29 | 조회수720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성탄 팔일 축제 내 제5일 - 무엇을 희망해야 하는가? 저희 기숙사 문지기 아저씨는 매우 품위가 있어서 책을 읽어도 단테의 신곡 등 고전을 읽고 음악을 들어도 오페라를 듣습니다. 그 분이 오페라를 들으면서 그 내용과 감상법을 설명해 주시지만 전 좀처럼 오페라가 끌리지 않습니다. 제가 노래방 수준이거든요. 어제도 제가 이해한 바로는 ‘노트르담의 꼽추’를 듣고 계셨습니다. 이태리 성악가들이 공연한 테이프였는데 주인공이 노래를 아주 잘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이 주인공은 지금 없다고 했습니다. 자살했다는 이야기입니다. 성악가로 최고의 성공을 하고 가질 것은 다 가졌지만 여자와 이별하고 약을 먹었다는 것입니다. 저도 우리나라에 유명한 연예인들이나 정치인들도 어려움이 닥칠 때 이겨내지 못하고 많이들 자살한다고 했습니다. 성탄 자정 미사 때 저의 교수신부님은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그 분이 어렸을 때 독감에 걸렸었는데 이 침대에 누워 있다가 저 침대에 누워 있다가 했다는 것입니다. 침대를 바꾸면 병이 나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의 할머니는 “침대를 바꾼다고 안에 있는 것이 사라지지는 않아!”하셨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외적인 것을 바꾼다고 내적인 것이 변화되지는 않습니다. 여기에서 불평하는 사람은 다른 곳에 가도 불평거리를 찾아냅니다. 세상 모든 것들로 나를 만족시킬 수는 없습니다. 내가 만족 못하고 있는 이유는 어쩌면 나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만을 희망하고 있어서는 아닐까요? 미국에서 남북전쟁이 극에 달했을 때 국가의 장래를 염려하는 사람들과 링컨 대통령이 서로 대화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그 자리에서 한 청년이 “이제 미국이 끝장나는 거 아닙니까?”라며 비통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링컨은 청년의 손을 잡고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내가 청년시절, 덕망 높은 노인과 가을밤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그 때 무수한 별똥이 떨어져내려 두려워했더니 노인이 내게 말했습니다. ‘저 무수한 두려움을 바라보지 말고 더 높은 데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게나.’" (디럭스 예화사전) 결국 떨어져 내릴 것들이 아니라 영원히 반짝이는 것들에 시선을 돌려야겠습니다. 세상 지나가는 것들이 아니라 영원한 것들을 희망해야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시메온은 아기 예수님을 받아 안고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님, 이제야 말씀하신 대로, 당신 종을 평화로이 떠나게 해 주셨습니다. 제 눈이 당신의 구원을 본 것입니다.” 시메온의 평생 희망은 메시아를 보는 것이었습니다. 이 분의 희망이야말로 행복한 죽음을 보장해 주는 것이었습니다. 그 희망의 힘으로 살았고 그 희망의 성취로 행복한 죽음을 맞아합니다. 반면에 세상 모든 영예를 얻었던 솔로몬은 이렇게 외칩니다. “다윗의 아들로서 예루살렘의 왕이었던 설교자의 말이다. 헛되고 헛되다,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사람이 하늘 아래서 아무리 수고한들 무슨 보람이 있으랴!” (전도 1,1-3) 세상 것들을 희망하면 결국 절망과 허무만 남지만 시메온과 같이 ‘예수님을 만나는 것’에 희망을 두면 세상 시련을 이겨 낼 힘을 줍니다. 우리는 무엇을 희망하고 있습니까? 세상과 함께 사라질 것들을 희망하며 두려워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시메온은 세상을 구원하러 오신 분만을 보며 이 세상에선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었습니다. 우리도 그분처럼 ‘오늘 당신 종을 평안히 떠나가게 해 주소서.’라고 기도할 수 있도록 우리의 희망을 영원히 우리를 살게 하시는 그분에게 두어야겠습니다. 로마에서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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