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장님과 꽃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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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미 | 작성일2008-12-30 | 조회수56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영화배우 장미희가 어느 시상식에 말했다던 '여러분~ 아름다운 밤이예요' 라는 말을 저는 매일 아침마다 '여러분~ 아름다운 아침이예요' 라고 말하니 피식 웃음이 납니다.
또 새로운 아침이 밝았고 주님이 내게 주신 아름다운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날씨가 추웠다 풀렸다를 반복하여 오늘은 햇살이 너무나 따뜻해서 겨울이라고 하기엔 좀 어울리지 않는 겨울입니다.
아침에 미사를 다녀오는 길이 너무 행복합니다. 아침에 가는 길은 추워서 언 손을 비비며 들어가지만 성당에서 나올때는 손도 이미 따뜻해져 있고 제 마음도 따뜻해져 또 통통통 사뿐사뿐 땅위를 걸어 갑니다.
오늘은 미사를 드리고 차를 운전해서 오는 중에 앞이 보이지 않는 어떤 아저씨를 보게 되었습니다. 사거리 스탑싸인에서 그분이 길을 건너가기까지 기다리며 그분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 보았습니다.
오른손에는 지팡이를 들고 조그만 백팩을 뒤에 메고 아침에 추운 날씨니 옷도 두껍게 입고 모자도 쓰시고...
지팡이는 그분의 능수능란한 길잡이가 되어 한번도 주저하는 모습없이 성큼 성큼 길을 건너고 계셨습니다. 사람들은 장애인을 보면 맨 처음 참 안됐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어쩌다 저렇게 됐을까 아님 얼마나 힘들고 불편하게 살아갈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하게 되지요. 그런데 그런 동정이 사실 사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측은한 마음이 들어서 안됐다라고 생각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만 그것으로 인해 또 저의 마음엔 이미 장애인은 안된 사람이란 공식을 세워버리고 마는 일이니까요.
오늘 아침 제가 본 그분은 발걸음도 힘차고 거침없이 길을 걸어가시는 모습에서 어쩜 저분은 육체적으로 멀쩡한 나보다 더 건강한 사람일거란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주님이 보여주시는 길을 두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고 헤매어 엉뚱한 곳으로 돌아 다니고 주님이 없다고 불평불만을 하기가 쉽고 영적인 장애자가 되어 아픈 곳을 스스로 만들고 치유하지 못하는 잘못을 얼마나 많이 저지르고 사는지 모릅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자세...육체가 아프면 그 자체를 나의 것으로 받아들여 주님안에 힘차게 살아가는 방법을 주님으로부터 배워야하고 영혼이 아프면 그 아픈 영혼을 인정하고 주님께 고백하여 치유해주십사 끊임없이 기도해야합니다.
그런 생각을 했어요. 주님께서 장님으로 태어 나셨다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살아가셨을까? 아마도 제가 잘 알지는 못하나 아침에 본 그분처럼 씩씩하게 살아가셨을 테고, 주님께서 저처럼 매일 매일 유혹에도 쉽게 빠지고 주님을 잊어 먹기도 하는 나약한 인간으로 세상에 오셨다면 아마 스스로를 인정하고 또 하느님의 말씀과 뜻을 따라 믿고, 스스로를 치유하고자 노력하며 사셨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영적인 장애를 가지고 세상에 태어난 우리는 우리를 세상에 태어나게 해주신 하느님의 뜻은 우리를 주님의 제자로 축복해주신 오직 그분만을 향하여 살아가시길 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길을 안내해주듯 영적인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우리에게 하느님은 늘 길잡이가 되어 주실 것입니다.
집에 돌아와 부엌의 창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성모님 곁에 둔 꽃은 몇달이 지나도 꽃이 계속 피어 있습니다. 이 꽃봉오리가 지면 저 꽃봉오리가 하얀 꽃을 피우고 하면서 성모님을 더욱 아름답게 하고 있습니다. 그 식물의 잎이 모두 창쪽 태양으로 향함을 발견한 저는 다시한번 이 꽃식물이 태양을 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사람도 늘 하느님만을 향해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또 들었습니다.
어떤 환경과 조건 속에서도 늘 태양이신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살기를 원합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님들도 늘 하느님만을 바라보고 하느님을 향한 오늘이 되시길 빕니다.
그래서 아름다운 나무로 꽃으로 쑥쑥 자라나시길...
주님안에 행복한 날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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