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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08-12-30 조회수1,133 추천수2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08년 12월 30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6일
 
 
 
Whoever does the will of God remains forever.
(1Jn.2.17)
 
제1독서 요한 1서 2,12-17
복음 루카 2,36-40
 
 
가난하지만 행복한 부부가 있었습니다. 서로에게 무엇 하나 줄 수 없었지만 그들에게는 넘쳐흐르는 사랑이 있었지요.

어느 날 그런 그들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덮쳐 오고야 말았습니다. 사랑하는 아내가 알 수 없는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게 되었지요. 그렇게 누워있는 아내를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남편은 자신이 너무나 비참하게 느껴졌습니다. 여러 날을 골똘히 생각하던 남편은 마침내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토록 사랑하는 아내를 속이기로 한 것입니다.

남편은 이웃에게 인삼 한 뿌리를 구해 그것을 산삼 꿈을 꾸어 구했다고 아내에게 건네주었지요. 남편은 말없이 잔뿌리까지 꼭꼭 다 먹는 아내를 보고 자신의 거짓말까지도 철석같이 믿어주는 아내가 너무나 고마워 눈물을 흘렸습니다.

인삼을 먹은 아내의 병세는 놀랍게도 금세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모습을 본 남편은 기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론 아내를 속였다는 죄책감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내의 건강이 회복된 어느 날 남편은 아내에게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미소를 띠고 조용히 말했답니다.

“저는 인삼도 산삼도 먹지 않았어요. 당신의 사랑만 먹었을 뿐이에요.”

그렇습니다. 이 사랑의 힘은 고통과 시련까지도 이겨낼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 사랑의 힘을 믿기 보다는 눈에 보이는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힘만을 믿으려 합니다. 그러다보니 고통과 시련에 쉽게 좌절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한나’라는 예언자가 나옵니다. 사실 이스라엘에서 여자 혼자서 산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 않았지요. 그래서 성경 속에서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뽑으라고 하면 그 첫 번째가 바로 과부들을 일컫습니다. 왜냐하면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연약한 여자 혼자 살기란 쉽지가 않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나 예언자의 고통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혼인해서 남편과 일곱 해를 살고서는, 여든네 살이 되도록 과부로 지냈다는 것. 보통 15~16살에 혼인했었던 이스라엘의 관례를 따른다면 22~23살에 남편을 여의고 혼자가 되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60년 이상을 혼자 살았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요. 즉, 6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어렵고 힘든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가졌던 것입니다.

하지만 한나 예언자는 절대로 고통과 시련에 대해 절망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어려운 삶을 보냈으면서도 성전을 떠나는 일 없이 단식하고 기도하며 밤낮으로 하느님을 섬겼습니다. 즉, 하느님을 원망하기 보다는 오히려 변함없는 사랑을 간직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결과 온 인류를 구원할 예수님을 만나는 큰 기쁨을 얻게 됩니다.

한나 예언자의 그 변함없는 사랑을 내 마음 깊숙이 간직해야 할 것입니다. 사랑의 힘은 어떤 고통과 시련도 다 이겨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한번 속으면 그 사람을 탓하되 두번 이상 속으면 자기 자신을 탓하라.(탈무드)




한 손으로 쳐도 음악은 음악(‘행복한 동행’ 중에서)

음악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피아노에 두각을 나타낸 한 남자가 있었다. 그는 도쿄에서 음악대학을 졸업한 뒤 핀란드로 날아가 활동을 시작했다. 핀란드의 한 오케스트라에서 피아노 연주자로 활동하며 세계 각지에서 3천 회가 넘는 연주회를 열었고, 1백 장 이상의 연주 음반을 냈다. 어느덧 그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라는 명성을 얻게 되었다.

2002년 1월, 그는 헬싱키에서 데뷔 40주년 기념 연주회를 가졌다. 그런데 마지막 곡을 연주하던 중 갑자기 오른손이 말을 듣지 않았다. 간신히 연주를 마친 그는 무대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뇌졸중이었다. 이제 그의 음악 인생은 끝났다고 사람들은 입을 모았다. 하지만 1년 뒤 그는 다시 피아노 앞에 앉았다. 전과 달라진 것은 마비된 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대신, 왼손으로 놀라운 연주 테크닉을 발휘한다는 것.

현재 일흔두 살의 노령이 된 일본인 피아니스트 다테노 이즈미의 실화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삶의 전부였던 피아노 연주를 할 수 없게 된 그는 실의와 좌절 속에서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들이 피아노 위에 올려놓고 간 몇 장의 왼손 악보가 그의 삶에 희망을 불어넣었다. 무심코 악보를 보며 왼손으로 건반을 두드리던 그는 서서히 울려 퍼지는 선율 속에서 한줄기 빛과 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한 손으로 하든, 두 손으로 하든 음악은 음악이라는 것이었다. 왼손 하나로도 얼마든지 아름다운 피아노 연주가 가능했다.

지금도 일본 전역을 순회하며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다테노 이즈미. 비록 그는 뇌졸중이라는 시련을 겪으며 오른손을 쓸 수 없게 되었지만, 집념이라는 내면의 힘이 더해진 아름다운 연주로 수많은 관객들의 가슴속에 뜨거운 감동과 삶의 열정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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