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월 31일-세모에(II)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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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한영희 | 작성일2008-12-31 | 조회수889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2008.12.31
*********** 오늘의 묵상 ************
한 해를 마감하는 날입니다.
한 해를 마감하며 우리는 한 해를 돌아봅니다. 그런데 왜 돌아봅니까? 롯의 아내는 뒤를 돌아보다가 소금기둥이 되어버렸는데, 앞만 보고 가기도 바쁜데 왜 돌아봅니까? 잘한 것은 무엇이고 잘못한 것은 무엇인지 살피기 위해서 돌아봅니다. 그러나 그것은 지난 한 해의 잘못을 후회하고 자책하고 괴로워하고 지난 한 해의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미워하는 것으로 끝나는 과거지향적인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것이 되어야 합니다. 즉 잘못한 것은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잘한 것은 계속 잘하기 위해섭니다. 두 번째로 우리는 감사할 것은 감사하고 풀 것은 풀기위해서 되돌아봅니다. 한 해 동안 우리는 혼자 산 것이 아닙니다. 아무도 무엇을 혼자 해낸 것이 아닙니다. 더불어 산 것이고 더불어 무엇을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성공에 대해서 이웃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그러나 나의 성공에 아무런 기여를 한 것 같이 보이지 않아도 심지어 나에게 짐만 되었던 것 같이 보여도 내 옆에 같이 있어준 이웃에 대해서도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는 종종 일과 성공의 관점에서 감사를 하는데 그럴 경우 성공에 일조를 한 사람은 고마운 사람이 되지만 성공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사람에게는 아무런 고마움도 없거나 실패에 일조를 한 사람은 심지어 원수가 됩니다. 그러므로 내 옆에 살아 있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는 차원에서 감사도 하고 화해도 해야 합니다. 큰 수술을 한 우리 형제가 건강을 회복하고 우리와 같이 산 것만으로도 말썽꾸러기 우리 형제가 수도원을 떠나지 않고 같이 산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모든 것을 용서하고 화해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는 우리의 신원을 돌아보기 위해서 한 해를 돌아봅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복음은 “한 처음”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이왕 한 해를 돌아보면 한 처음도 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내용들은 “하느님께서 하셨다.” “하느님께서 보내셨다.” “하느님께서 주셨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난 한 해 한 모든 것은 이런 하느님의 업적인 것입니다. 이는 마치 프란치스코가 일생을 돌아보며 유언을 쓸 때 주님께서 나에게 무엇을 하셨고, 주님께서 나에게 믿음을 주셨고, 주님께서 나에게 형제들을 주셨고, 주님께서 나에게 할 것을 알려 주셨다고 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언표는 “말씀이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는 것입니다. 늘 우리와 함께 계시는 임마누엘 주님께서 올 한 해도 늘 우리와 함께 계셨다는 것이 올 한 해를 마감하는 오늘 우리가 제일 감사드려야 할 것입니다. 내가 가장 힘들었을 때에도 내가 가장 외로웠을 때에도 내가 정말 막막했을 때에도 내가 혼자 감당했을 때에도 주님은 성공과 기쁨의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와 함께 계셨습니다. 이것을 믿는 것이 우리의 믿음이고 오늘은 이런 믿음을 고백하는 날입니다. - 김찬선 레오나르도 신부 (작은형제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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