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2 금요일
성 바실리오(329-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30-389) 기념일
1요한2,22-28 요한1,19-28
“당신은 누구요?”
세상의 모든 것들 다 지나 사라져도 그리스도만은 영원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모두입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삶’이라는 바오로의 고백이 생각납니다.
오늘 말씀 묵상과 관련되어
아침성무일도 독서 시 다음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이런 것은 장차 올 것의 상징에 지나지 않고
그 본체는 그리스도입니다.”
“이제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살아났으니
천상의 것들을 추구하십시오.”
“여러분의 참 생명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 안에 있어서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의 정체성의 핵심을 밝혀주는 말씀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참 나요 영혼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살 때,
그리스도 안에 뿌리내릴 때
환상에서 벗어나 참 나를 살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잊을 때
참 나를 잊게 되어 점차 망가져가는 심신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뿌리내리지 못해 방황이요 허무에 휩쓸려 가는 인생입니다.
“당신은 누구요?”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세례자 요한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았습니다.
“나는 그리스도도, 엘리야도, 예언자도 아니다.
나는 이사야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로
자기 신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는 세례자 요한입니다.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그리스도와의 관계 속에 해명되고 확인되는 세례자 요한의 신원입니다.
그리스도 없이는 세례자 요한의 삶은 무의미하듯
우리의 경우도 똑같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길이요 진리요 생명입니다.
그리스도와의 관계 소홀로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이들 얼마나 많은지요.
1독서 사도 요한의 말씀도 같은 맥락입니다.
“그분께서 기름 부으심으로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십니다.
기름 부음은 진실하고 거짓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매일 미사를 통해
주님은 우리에게 성령의 기름 부음으로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시고
그분 안에 머무르게 하십니다.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거듭 강조하는 사도 요한의 말씀입니다.
그리스도 안에 머무를 때, 정주할 때, 뿌리내릴 때
비로소 내적 안정에 평화요 진리를 깨달아 앎으로 자유로운 삶입니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그를 다치지 못합니다.
이래야 그분께서 나타나실 때
우리는 확신을 가질 수 있고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습니다.
이 복된 미사시간
그리스도의 말씀과 성체를 모심으로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는 우리들입니다.
‘당신은 누구요?’ 묻는 다면
‘그리스도의 사람’이요 대답할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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