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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오해
작성자박명옥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05 조회수1,032 추천수6 반대(0) 신고
 

       

            오 해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몸은 절대 아프지 않은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불만도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 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웃는 걸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고
            마냥 기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외에
            아는 여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배가 불러와
            비싼 음식 앞에서는
            빨리 일어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 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안주머니에는
            늘 돈이 넉넉히 들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는 운동도 취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깊고 험한 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두려워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객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마음이 쉬는의자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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