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알아야 두렵지 않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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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현아 | 작성일2009-01-06 | 조회수820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공현 후 수요일 - 알아야 두렵지 않다 신학교에서 건강하기로 유명한 선배가 있었습니다. 신학교에서 ‘빨간 동자’라는 아기 귀신을 보고 성소를 포기 한 사람도 있을 정도였는데 그 선배는 빨간 동자가 나온다는 지하 체육관에 밤에 내려가 혼자 운동을 하고 올라오는 겁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도 지하에 내려가 운동을 하고 올라오다가 반 지하 성체조배 실에 잠깐 들렀습니다. 혼자 성체조배를 하고 있자니 갑자기 뒤에서 거친 사람의 숨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겁이 없던 선배도 무척 겁이 났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그 방엔 자신 혼자밖에 없었는데 뒤에서 남자의 거친 호흡소리가 계속 들렸기 때문입니다. 그 선배의 말에 의하면 뒤를 돌아보는데 한 3분 정도가 걸렸다고 합니다. 그렇게 뒤를 돌아보았으나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 선배는 겁에 질려 빨리 그 자리를 떴고 나중에 우리에게 이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며칠 뒤 혼자 성체조배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저는 신학생 때부터 기도에 목숨을 걸어야겠다고 생각하여 혼자 기도하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제 뒤에서도 그 거친 남자의 숨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것과 혼동할 수 없는 틀림없는 남자의 거친 숨소리였습니다. 저는 선배가 전에 한 말이 생각 나 아마도 마귀의 짓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래서 용기를 내어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역시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앞을 보며 묵상을 하려니 이번엔 더 가까이에서 호흡 소리가 들리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네 놈이 마귀라면, 나를 무섭게 해서 기도를 못하게 하는 게 목적이겠구나! 네 뜻대로는 안 될 거다.’ 하며 정해놓은 기도시간을 채웠습니다. 그 시간 동안 그 거칠고 기분 나쁜 숨소리는 귓가에 계속 들렸습니다. 저는 먼저 방으로 내려가 자리에 누웠습니다. 자리에 누워도 역시 귀에서 계속 그런 숨소리가 났습니다. 저는 마귀가 겁을 주려고 하는 것임을 확신하고 그냥 무시하고 자버렸습니다. 그 날 이후로 그 소리는 들린 적이 없습니다. 저는 마귀가 그렇게 두려움을 줄 수는 있어도 나를 해하지는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내가 원하지 않으면 나에게 들어올 수도 없고 하느님께서 지켜주시니 그 분 허락 없이는 나를 해할 수 없다는 것도 알았기에 침착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어오시는 것을 보고 겁에 질려 유령이라고 하며 소리소리 지릅니다. 그들은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아직 깨닫고 있지 못했습니다. 알지 못했기 두려웠던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천 명을 먹이실 정도로 불가능이 없으신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알고 믿었다면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을 보고 그렇게 겁먹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사람을 두려워하든 미래를 두려워하든 그것은 그 사람이나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잘 알고 있는 자신의 가족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남들은 나의 가족을 두려운 사람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제대로 모른다면 우리를 그렇게나 사랑하시는 예수님도 두려운 존재가 됩니다. 결국 우리를 심판하실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엔 두려움이 없습니다. 내가 무엇을 혹은 어떤 사람을 두려워한다면 믿음이 없거나 사랑이 없다는 뜻입니다. 아는 만큼 사랑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당시의 제자들처럼 예수님을 보고도 두려움에 떠는 일이 없도록 먼저 그리스도를 더 알기 위해 꾸준한 노력을 해야겠습니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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