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너희가 주어라 ....... [김상조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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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광자 | 작성일2009-01-07 | 조회수696 | 추천수8 | 반대(0) 신고 |
예수님은 목자고 우리는 그분의 양들이다.
오늘 복음의 핵심내용은 물론 빵의 기적이다. 하지만 그전에 그 빵의 기적이 있게 되는 원인을 “목자 없는 양들”이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음에 주의를 기울여볼 필요가 있다. 흔히 예수님의 기적은 믿음을 요구하고 있다.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믿느냐?” “네 믿음대로 될 것이다” 등등 예수님은 기적을 베푸시기 전에 항상 믿음을 요구하셨음을 알고 있다. 오늘 기적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 예수님이 측은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라면,
당신처럼 양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칠 목자가 왔는데도 알아보지 못하는 양들 때문일 것이다. 그런 측은한 마음으로 그들에게 여러 가지로 가르쳐 주셨다. 이 때 제자들이 다가와서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났다고 알려드리고는 백성들을 흩어버리라고 말씀드린다. 제자들이 이렇게까지 말한 이유도 짐작해볼 필요가 있다.
백성들이 배고픔을 느끼기전에 제자들이 먼저 배고픔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하고 말씀하신 것을 보면, 제자들은 먹을 것을 갖고 있었다. 제자들의 이런 태도가 예수님께는 적잖이 실망이었을 것이다.
나눌 수 있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이다. 하지만 제자들이 그렇게 했던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 몇 안되는 빵으로는 수 천명의 군중이에게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너희가 주어라”하고 말씀하셨다. 이것이 오늘 기적의 핵심일 것이다. 당신은 모든 것을 다 잊고,
심지어 배가 고픈 것도 잊고 백성들에게 참으로 필요한 말들, 하느님 백성에게 양식이 되는 말씀을 들려주고 계신데, 제자들은 그 흐름을 막은 것이다. 예수님의 말씀은 사람의 말이 아니고 하느님의 말씀이요,
- “너희가 듣는 말은 내 말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말씀이다.”(요한 14,24) - 생명의 말씀이다. - “내가 너희에게 한 말은 영이며 생명이다.”(요한 6,63) 지금 예수님은 그 생명의 말씀을 백성들에게 먹여주고 있으니 그분도 배 고프지 않고,
그 말씀을 받아먹는 백성들도 배고픔을 못 느끼고 있었을 것인데, 제자들이 그 말씀을 중단시킴으로써 육신의 배고픔을 상기시켜 버렸다.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그것을 알게 된 너희가 그것을 해결해 보라는 말씀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손수 그 일을 하신다. 빵의 기적, 나눔의 기적을 일으키신다. 오늘도 우리는 빵의 기적을 미사중에 보게 될 것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먹고도 남을 빵이 미사 중에 성령의 힘으로 축성되는 것이다. 우리 곁에, 우리 몸 속에 참된 목자, 참된 주인이 계시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곳에서 우리의 주인을 찾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내 안에서, 나와 함께, 나를 위해서, 힘차게 활동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현존에 감사드리며 매사를 그분 안에서, 그분과 함께, 그분을 위해서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오늘 복음을 통해 우리는 예수님이 새로움을 가져다 주시는 분,
우리로 하여금 사물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눈을 주시는 분, 우리도 뭔가 할 수 있다는 믿음을 일으켜 주시는 분임을 깨닫게 된다. 그러니 매일 매일 우리는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살아야 한다.
나보다 더 예수님이 그것을 원하시기 때문이다. 그것을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먹을 것만이 아니라, 각자가 갖고 있는 무언가를 나누어 주라는 초대이다. 그런데 제자들은 자기들이 갖고 있는 것이 아무 소용이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작은 것으로 그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다 먹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사람을 배부르게 하는 것은 여러 가지다. 가진 것이 조금밖에 없지만 같이 먹자고 초대하는 것으로도 넉넉히 배부르게 할 수 있다. 그것은 마음을 나누어 주는 것이다. 기적은 가지려고만 하던 것을 바꾸어 나누는 것으로도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 빵의 기적은 그렇게 “너희가 주어라”하는 그 말씀을 실천하는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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