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토실토실한 나의 하느님 - 주상배 신부님 | |||
---|---|---|---|---|
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1-07 | 조회수796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토실토실한 나의 하느님
신부님 예,
아침기도, 저녁기도, 삼종기도는 매일 꼭 해야 됩니꺼? 안 하면 마, 큰 죄 되예?
그럼, 꼭 해야지요, 큰 죄가 아니더라도요. 그래 예?
왜? 시몬 형제는 그동안 안 바쳤어요?
예, 바빠서 몽바쳤심더.
그렇게 바쁘슈?
그럼 예까지 시간 맞춰 오느라 점심도 못하셨겠네?
어데예, 묵엇심더. 다 묵고 살자꼬 카능긴데예 묵어야지예
음, 철저하시군...
하긴, 시몬 형제는 성격이 좋아 한 끼쯤 굶어도 느긋하게 잘 참으시지?
아입니더, 지는예, 굶는건 말도 몽하고예 쬐메만 늦어져도 마 몽참심더, 밥 빨리 돌라꼬 소리소리 지르고예
눈이 확 뒤집혀지지예~ ㅋㅋㅋ ^^* 그래가, 웬만하면 밥은 제때에 꼬~옥 챙겨 묵을라 캄니더
음, 늦으면 난리난다 이말씀이시군 사실은 나도 그래요ㅎㅎㅎ^^*
그런데 집에 계신 연로하신 부모님은 누가 챙겨 드리나요?
예, 집사람이 챙겨드립니더.
꼬박 꼬박?
하몬요.
효자 효부 잘 두신 행복한 부모님이시군요.
뭐, 그거 가가 효자 효부랄게 있습니꺼 그야 마, 자식으로서 당연한거지예.
물론 그렇지만, 당연한줄 알면서도 안하는 사람들이 있거들랑... 그게 문제라니깐, 시몬 형제, 이건 어떻게 생각하슈?
만일 어떤 자녀가 이거 매일같이 꼬박꼬박 채려 드려야하나
한 두끼 굶으신다고 금방 돌아가시는 것도 아닌데 하며
저희들 즐기느라 바빠 어쩌다 생각나면 드리고 잊어버리면 뭐 그만이고 이런식이라면 말이예요...
괘씸하지예 도대체 어떻게 낳고 어떻게 키운 자식인데예 말도 안됩니더,
서운함을 넘어 몹시 슬프고 기가 막힐것 같아예.
그렇죠? 부모님은 또 보나마나 영양실조 걸려 비실비실 하실거구 말이예요.
아침, 저녁, 삼종 기도는, 다른게 아니고 바로 나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내가 하루 세번 바쳐드리는 하느님의 진지예요 진지! 아시겠어요?
내가 안 드리면 계속 꼬박 굶고 몹시 배고파 하시며 슬퍼하신단 말이예요.
그래서 그 기도를 안 하는 것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느끼지 못하고 또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내 아들 딸 아무개야, 제발 내게 밥 좀 다오, 배가 너무 고프다"
하시는 그분의 목소리를 듣지 못하기 때문이랍니다.
하느님은 당신아들의 피와 살까지도 주셨는데
이젠 우리가 그분을 먹여드려야 할 차례가 아니겠어요?
어떻게 나 먹는 것만 생각할 수 있겠어요?
설마하니 그럴리야 없겠지만, 내 자식들이 그러지 않기를 정말 바란다면 나도 하느님께 그러지 말아야겠지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나 밥 먹고 배부를 때마다 내 식사 철저히 챙기듯 아버지이신 하느님께 기도 진지를 드렸는지
그래서 하느님께서 나때문에 토실토실 하시고 행복해 하시는 그런 효자 효녀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꼭 생각해 봐야겠어요.
신부님 말씀 듣고 보이 제 하느님은예 그동안 굶으셔서 수척하실 것 같고
많이 배고파 하시고 슬퍼 하셨겠다 생각카이 너무 죄송스럽고 부끄럽심더 마.
그럼 됐어요 시몬 형제 ,^^*
하느님께서 방금하신 말씀 다 들으시고 이제 맛있는 진지를 잡숫게 됐구나 하면서 벌써 좋아하고 행복해 하실겁니다.
고맙심더. 신부님, 나도요 그리고 하느님께도요!
교우 여러분 사랑해요! 아침, 저녁기도, 삼종기도 꼬박 꼬박 바치는 신자가 됩시다. 그럼 좋은 나날들 되세여^^*
(주상배 안드레아 광장동 주임 신부)
내 안에 사는 이/ 까리따스 수녀회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