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강론 말씀)
2009.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
1요한4,19-5,4 루카4,14-22ㄱ
"세상의 빛과 소금"
오늘 미사 시 본기도 중 빛에 대한 말마디가 유난히 눈에 띱니다.
구세주의 영원한 빛, 찬란한 빛, 영광의 빛입니다.
이 구세주의 빛이 세상의 어둠을 몰아내어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게 해줍니다.
이 구세주의 빛 되어 살라고 우리를 세상에 파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아침 성무일도 독서 시 이사야의 말씀,
그대로 오늘 우리에게도 호소력을 지닌 간절한 기도입니다.
“아, 하늘을 쪼개고 내려오십시오.
우리는 모두 나뭇잎처럼 시들었고
우리의 죄가 바람이 되어 우리를 휩쓸어 갔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우리는 진흙, 당신은 우리를 빚으신 이,
우리는 모두 당신의 작품입니다.”
인간의 모든 불행이나 속화(俗化)는 하느님을 떠남에서 비롯됩니다.
하느님에게서 떠날 때 어둠이요 부패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누구나 세상을 이깁니다.
세상을 이기는 것은 바로 우리의 믿음입니다.
세상이 상징하는바 죄와 죽음,
그리고 온갖 어둠의 부정적 요소들입니다.
우리들은 이런 어둠의 세상 속에서 살아가지만
세상에 속한 자들이 아니라 하느님께 속한 자들입니다.
세상을 성화시켜야지 세상에 속화되어서는 안 되는 우리들입니다.
세상의 빛으로 세상의 소금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어둔 세상을 밝히는 사랑의 빛으로,
세상 부패를 방지하는 믿음의 소금으로 살라는 말씀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것은 바로 우리의 믿음이자 사랑입니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당하겠지만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라는 요한복음 말씀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이미 세상을 이긴
주님의 믿음과 사랑에 뿌리내린 우리의 믿음과 사랑입니다.
이미 주님께서 이겨놓은 싸움을 싸우는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세상에 대한 구체적 승리의 내용을 환히 밝혀 줍니다.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시고 성령의 힘을 지니고
나자렛 회당에 들어오신 예수님 눈앞에 펼쳐진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입니다.
“주님께서 나를 보내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잡혀간 이들에게 해방을 선포하며,
눈먼 이들을 다시 보게 하고,
억압받는 이들을 해방시켜 내보내며
주님의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예수님의 신원은 물론 우리의 신원이,
하느님의 사랑이 환히 드러나는 말씀입니다.
매일 미사를 통해
우리를 당신의 사람으로 파견하시며
은혜로운 해를 선포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주님은 가난한 우리들을 기쁨으로 충만케 하시고,
죄와 죽음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들을 해방시켜 주시고,
탐욕에 눈먼 우리들을 보게 하시고,
불안과 두려움에 눌려있는 우리들을 해방시켜 주시어
세상의 빛으로, 세상의 소금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어제도 내일도 아닌 바로 오늘
이 거룩한 미사 중에 이루어지는 이사야서 말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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