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손으로 물 잡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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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1-10 | 조회수720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
손으로 물 잡기
'질리스 수사님, 당신이 자신의 성덕을 공동체에 자랑하고 다녔다는 것이 참말입니까?'
질리스가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공동체에만 자랑한 것이 아닙니다, 마을에 가서도 자랑한 걸요.'
'당신은 당신의 성덕이 높다는 데 대해 정말 자신 있습니까?'
'물론 자신 있고 말고요.'
질리스는 태연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원장은 그를 데리고 수도원을 나섰다. 두 사람은 숲을 가로질러 강가에 도착했다. 원장이 질리스에게 두 손으로 물을 잡아보라고 지시했고, 질리스는 지시대로 따랐다. 몇 번을 되풀이하여 물을 잡아 보던 질리스 수사가 히페리시우스 원장을 향해 투덜거렸다.
'원장님, 손으로 물을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손에 쥐었다 하면 그 순간 물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지 뭡니까?'
그러자 히페리시우스 원장은 질리스 수사를 타일렀다.
'아들이여, 성덕이란 바로 그와 똑같은 것입니다. 당신이 성덕을 손에 넣었다고 믿는 그 순간 성덕은 당신에게서 사라지고 마는 겁니다.'
(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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