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한 선생님이 메시지를 보내왔다. “정신없이 살다 보면 가장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지 않나 여겨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마음 있는 분들이 모여 기도 모임을 했으면 합니다.”
나는 선생님 중에 나와 비슷한 목마름을 지니고 있는 분이 계시다는 느낌에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했다. 그 뒤 목요일 아침 7시 20분부터 학교 성당에서 기도 모임을 하게 되었다. 바오로 서간을 함께 읽고 나눔을 하는데, 같은 말씀을 읽어도 각자에게 꼭 필요한 말씀으로 마음을 건드려 주시고 인도해 주시는 느낌이 들었다.
지난 모임 때 한 선생님은, 새벽 5시에 아기가 깨어 울면 짜증을 내는 아빠였는데 이젠 아기를 다독거리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고 했다. 또 다른 선생님은 “이 모임에 와서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기도하다 보니, 평소 별로 친하지 않던 선생님을 기억하며 기도하게 되고, 그래서 우리가 한 식구란 느낌이 들어 좋아요.” 했다.
기도 모임에 오고 싶지만 못 오는 선생님들, 부모님이나 아이가 아파 힘들어 하는 분들, 또 기도를 부탁하는 선생님들을 생각하며 마음으로 좀 더 가까워지는 것이 은혜로웠다.
하루의 첫 시간을 아버지와 깊이 만나고, 이웃에 사랑과 진리의 씨앗을 뿌리신 뒤 또 다른 이웃을 찾아 길 떠나시는 예수님의 모습이 아름답게 와 닿는다. 사랑은 머물러 있지 않고 먼저 다가가고 움직이는 것임을 새삼 느낀다.
그 님의 모습 따라 우리도 말씀 안에서 당신을 만나고 이웃에게 먼저 다가가는 삶을 살아갈 텃밭을 마련해 주심에 감사드린다.
조정희 수녀(사랑의 씨튼 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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