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가장 위대한 발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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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현아 | 작성일2009-01-16 | 조회수681 | 추천수11 | 반대(0) 신고 |
연중 1주간 토요일 - 가장 위대한 발견
에딘버러 대학의 제임스 심슨 경은 진통제라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 진통제로 많은 이들이 고통 없이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는 의학계의 한 획을 긋는 대발견이었습니다. 그의 노년 시절에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한 학생이 이렇게 질문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생애동안 가장 뜻 깊고 소중한 발견은 무엇입니까?” 교수는 아무 말 없이 생각에 잠기더니 이렇게 대답을 했습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내가 발견한 가장 위대한 것은 내가 죄인이라는 것과 예수님께서 나의 구세주라는 것입니다.” 맞습니다. 진통제를 발견한 것으로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또 내가 죄인이라는 것을 먼저 발견하지 못한다면 구원자이신 예수님은 나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어집니다.
고해를 듣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고해를 자주 보는 사람들은 고해 내용도 매우 다양하고 길지만 오랜만에 고해하는 사람들은 대충 간추려서 한두 가지만 짧게 고해한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자신을 돌아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물론 주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믿으라는 말을 하면 “내가 무슨 죄가 있어서 믿어야 돼?”하며 어이없어 합니다. 이는 주님과 가까워질수록 자신이 죄인임을 더 크게 느낀다는 증거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은 세리 레위를 당신의 제자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그 집에서 음식까지 함께 잡수십니다. 세리란 같은 민족 사람으로서 자신 나라 사람들에게 돈을 뜯어내어 로마에 바치고 또 자신들도 배를 불리는 매국노에 큰 죄인이었습니다. 그러나 레위는 그 직업을 버리고 곧 예수님을 따릅니다. 예수님을 따른다는 것은 호화생활을 접고 머리 둘 곳조차 없는 가난한 생활과 박해받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릅니다. 그러나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은 죄인들과 어울리고 죄인을 제자로 부르는 예수님을 비판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대답하십니다. “건강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이 말씀 안에는 강한 역설이 들어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찾고 구원하시는 이들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들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실제로 죄인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그렇게 느끼는 사람들을 부르신다는 뜻입니다. 스스로 의인이라고 느끼는 사람에겐 예수님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마치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이들에겐 의사가 필요 없는 것과 같습니다.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겐 예수님께서 하실 일이 없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은 스스로 의인이라고 생각하는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을 부르시지 않고 죄인 중에 죄인이라고 생각하는 레위를 당신 제자로 부르신 것입니다. 따라서 내가 죄인임을 발견한다는 것은 진정 위대한 발견입니다. 바로 예수님을 구원자로 인정하고 예수님을 받아들이는 구원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어제 며칠 전에 신학생이 상담을 하자고 해서 한 시간 반 동안 이야기를 들어주었습니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들을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저를 잘 아는 사람에게 했더니 조금은 걱정하는 마음으로 “너무 정답만 말해주지 말아~”하는 것입니다. 사실 제가 이야기를 들어주기보다는 잘못된 것들을 지적만 해 주지 않았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의사는 그 사람이 아프다는 것을 인정하기 전까지는 어떠한 치료도 시작할 수 없습니다. 사실 처음엔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자신이 치료와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스스로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 사람에게 칼을 대고 수술을 해 주는 것은 그 다음 일입니다. 그 수술의 아픔을 견딜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고치기를 절실하게 요구하기 전까지는 저는 어떤 정답의 말도 해 주지 않습니다.
하느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고쳐지기를 절실히 원하기 전까지는 어떤 것도 요구하시지 않으십니다. 그러나 자신의 삶이 잘못 되었음을 느낄 때, 그래서 변하고 싶을 때, 바로 그 때 오늘 예수님이 레위를 부르신 것처럼 우리 삶을 변화시켜 주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성인처럼 완전하게 되지 못하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가 저지르는 죄를 인정하지 않고 그 잘못들을 고치기를 원치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내 자신이 죄인임을 발견해나가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로마에 유학 중이신 전삼용 (요셉) 신부님의 복음 묵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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