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송 대리 - 주상배 안드레아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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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1-18 | 조회수612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송 대리
그는 남자다운 활달한 성격에 피아노, 테니스등 못하는 게 없는 그야말로 만능 재주꾼인지라 동료와 후배들에게 선망의 대상이 되어 사내 인기투표에선 늘 으뜸을 차지하곤 했다.
그런 그이지만 그에게도 못하는 게 딱 세 가지가 있었으니 하나는 술 담배요 둘째는 고스톱이고 다른 하나는 자동차 운전이었다. 술, 담배, 고스톱은 몰라도 요즘 같은 시대에 운전을 못하다니… 그러나 알고 보면,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더 힘들어했지만… 거기엔 그럴만한 눈물겨운 사연이 있었다.
유복자이며 효자인 그는 요즈음도 매일같이, 중풍으로 누워 계신 어머님께 아침에 일어나서는 물론 출근 전에도 꼭 무릎 꿇고 절하며 문안을 드린다.
그때마다,
어머님께서는 "차 조심하며 잘 다녀오너라." 하셨다. 어려서부터 30대 중반의 어른이 된 오늘까지도 그러시니 아직도 어머님은 마음이 놓이질 않으시는가 보다.
그도 그럴 것이… 비록 짧은 결혼 생활이었지만, 말술도 마다하지 않는 술꾼에다 친구들과 화투놀이를 좋아하셨던 아버님 때문에 어머님은 뜬눈으로 날밤을 지새우며 홀로 속상해 하는 날들이 참으로 많으셨단다.
송 대리가 아직 어머님 뱃속에서 뛰놀고 있을 때,
어머님과 형 그리고 아버님이 할아버님 제사에 다녀오다가 새벽 빗길에 음주 운전으로 사고를 당해 어머님만 남기고 그 자리에서 형과 아버님은 그만 불귀의 객이 되고 말았다.
전날 밤에도,
어머님은 갈 길이 머니 이제 제발 그만 주무시라고 그렇게 만류하셨건만 듣지 않고 오히려 짜증을 내며 새벽까지 친척들과 술 마시고 화투를 치시더니 아버님은 결국 그렇게 인생을…
충격 받은 어머님은 그 후, 술, 고스톱, 자동차라는 말만 나와도 소스라쳐 놀라며 부르르 떨곤 하셨다.
늦게 귀가한 어느 날 새벽,
건너 방까지 들려온 어머님의 악몽의 잠꼬대를 들은 송 대리는, 숱한 세월, 아들 하나만 바라보며 외로움과 가난, 때로는 남편 없는 괄시의 아픔을 수없이 겪어오면서도 오늘의 자랑스러운 자신을 만들어 주신 고마우면서도 가엾으신 어머님을 이젠 절대로 슬프고 불안하게 해드리지 않으리라 눈물을 흘리며 굳게 결심했다.
그래서 어머님을 일생 슬프게 해드린 아버님을 대신하여 속죄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또 아버님과 같은 아버지와 남편이 되지 않으려고 그 좋아하던 술 담배는 물론 화투놀이고 운전이고 그날부터 뚝 끊고 아예 그 근처도 얼씬거리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때로는 사회활동을 하는데 불편하기도 했고 친구들한테 심지어 "꽁생원" 이라고 애교 섞인 놀림도 무척 당했다. " 에라 남들도 다 하는데 뭐," 하며 약해지는 유혹도 많이 들었지만,
그때마다, 어머님의 아픔을 생각하며 이겨 나가곤 했다.
생각해보면, 어머님에 대한 지극한 사랑과 효에서 나온 그런 절제된 생활들이 때론 힘들고 고통스럽기까지도 했지만 오히려 그를 온갖 위험으 부터 지켜 줘 건강하고 성실한 오늘의 인기 있는 행복한 그로 만들어 주었다.
주님의 계명도 그렇다, 그분이 자신을 위해 무엇을 해주셨는지 잘 아는 사람, 그래서 그분에 대한 감사와 사랑과 효심이 지극하여 다시는 그분을 아프고 슬프게 해드리지 않으며 살아가겠다고 결심한 그런 사람들만이 꿋꿋이 지키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들도 연약한지라, 때론 많은 유혹에 자신을 제어하기 무척 힘들지만…
계명 역시, 그것을 지키는 사람들을 악의 위험에서 보호해주고 하느님 보시기에 건강하고 맑은 영혼의 소유자로 만들어 주고 지키느라 겪은 그의 고통을 천국의 영원한 행복으로 바꾸어준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 사랑해드리고 그분의 계명을 잘 지킵시다. 즐거운 한 주간 되세요.^^*
" 너희가 나를 사랑하면 내 계명을 지키게 될 것이다. " (요한14장15)
(주상배 안드레아 광장동 주임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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