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통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 4 -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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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병규 | 작성일2009-01-19 | 조회수923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
- 광 야 -
고통을 품고 살아가는 인간의 삶 4
의인으로 통하던 욥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었을 때, 그 욥의 세 친구가 찾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욥이 고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위로하려고 왔는데, 욥이 자기가 아무 죄도 없기 때문에 "죄도 짓지 않은 내가 왜 이런 고통을 당해야 되는가? 어째서 이런 일이 있어야 하는가?" 하고 하느님께 울분을 토하니까 이 세 친구가 욥에게 다 한마디씩 합니다.
그것이 36장까지 욥의 외침도 있지만 이 세 친구의 이야기가 있지요. 엘리바스, 빌닷, 소바르. 이 세 친구의 이야기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이겁니다.
지가 남 보기에는 성인군자처럼 살았지… 사실은 뒤에서 호박씨 다 까면서 못된 짓을 했길래 지금 이렇게 벌을 받고 있는 게 아니냐? 이겁니다. 그들이 했던 말. 엘리바즈는 욥이 하도 자기가 무죄하다고 하니까 이렇게 애기합니다.
"무죄한 사람은 결코 멸망하는 법이 없으며, 정직한 사람은 결코 하느님으로부터 단절되는 법이 없다. 그러니 죄를 고백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빌라." 이겁니다.
빌닷이란 친구는 이런 식으로 애기합니다. "하느님은 정의로운 분이시기 때문에 의인은 적극적으로 돌봐 주지만, 죄인은 돌봐주지 않는다." 는 겁니다. 빌닷은 또 이렇게 애기 합니다. "하느님은 어떤 경우라도 죄 없는 사람은 소홀히 대하지 않지만, 악인의 경우에는 반드시 단죄한다." 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 안에 깊이 오게 되면, 죄를 범한 분들은 두려워 떨 것이지요. 반드시 단죄한다고 했으니까…
마지막으로 소바르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 하는가? "하느님은 인간이 한 행위에 따라서 보상해 주시는 분이신데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보호해 주시고, 평안하고 안정된 삶을 즐기도록 해주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자기 꾀에 빠져 스스로 멸망의 길, 죽음의 길로 나아간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래도 그는 욥이 좀 불쌍해 보였던지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하느님은 인간이 지은 죄는 꼭 벌하지만 그가 자기가 지은 죄를 반성한다면 그 벌을 좀 가볍게 해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다 전통적인 견해입니다.
조금 전의 빌닷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봅시다. 하느님은 정의로우신 분이기 때문에 의인은 적극적으로 돌봐주지만 악인은 반드시 단죄한다. 정말 그렇습니까?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이 무법천지의 세상에서 정말 그렇습니까? 의인은 하느님이 적극적으로 돌봐주고… 그래서 회사에서 쫓겨나고 부도나고, 그 다음에 악인은 반드시 멸하신다고 그랬는데 뭐 멸하긴 뭘 멸합니까?
재수가 없어서 감옥에 들어가는 사람 빼놓고는 다 살아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전통적인 고통관이 우리에게 상당히 영향력을 미치지만 또 사실은 우리가 갑자기 당했을 때에는, "내가 요즈음 기도 생활을 안 해서 그런가? 내가 요즈음에 덕행이 없어서 그런가? 내가 뭘 잘못했는가?" 이런 식으로 하지만 그 고통이 좀 지나면 우린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저렇게 많은데… 저런 사람은 다 그대로 있는데 '왜 나만?' '우리 집만? ' '왜 우리 집만 무너지고…' " 이렇게 되면 이제 더 이상 전통적인 고통관은 받아들일 수 없게 됩니다.
"내 자식이 무엇 때문에 지금 불구가 돼서 누워 있어야 돼? 무슨 죄를 지었다고… 그 뭐 거짓말 해봤자 과자 하나 사먹겠다고 나한테 거짓말 한 것 밖에 더 있어요? 무슨 죄를 저질렀다고?"
받아들일 수 없지요. 죄를 지은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되는 사람들과 또 설령 죄를 지었다고 하더라도 최선을 다해 살다가도 넘어지는 게 인간인데 그것마저 벌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지요.
이러면서 더 이상 전통적인 고통 관만으로는 설명이 안 되기 때문에 그 다음으로 나오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잘못한 것은 없지만 우리 조상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내가 이 벌을 받는다는 겁니다. ♠ 예수회 송봉모 토마스 S.J.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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