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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저녁묵상] 내 탓과 네 탓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09-01-19 조회수741 추천수4 반대(0) 신고

 

내 탓과 네 탓



가톨릭의 고백송에는 '네 탓'이 없습니다.

오직 '내 탓'뿐입니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불가에서도 모든 것이 제 마음 탓이라 가르칩니다.


'내 탓' 과 '네 탓'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별자리들 사이만큼이나 서로 멉니다.


내 것과 네 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내 탓과 네 탓도 구별하지 못합니다.

'네 탓'은 물론이고 '내 탓'도 모두 '네 탓'이 됩니다.


내 책임은 항상 그럴 듯한 핑계 속에 숨어 버리고

언제나 남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길게 남습니다.


사람이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내가 잘못 했습니다.' 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만한 인격자입니다


여는 야의 탓을, 야는 여의 탓을,

정치인은 언론 탓, 언론은 정치 탓,

사장은 사원 탓, 근로자는 사용자 탓,

어른들은 젊은이 탓, 젊은 세대는 늙은 세대 탓,


잘못 되면 조상 탓이라더니

너도나도 과거를 부라리며

과거 탓, 현재 탓을 하느라

나라의 역사를 온통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 탓과 네 탓

글자 한 획이 무책임과 책임을,

거짓과 진실을,


비 양심과 양심으로 나타나니

글자 한 획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인격이 다르고 삶이 다른 것입니다


내 탓은 내 탓이요, 네 탓은 네 탓입니다

네 탓 속에서도 내 탓을 발견할 줄 아는 인격,

아름다운 마음, 올곧은 양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넘치는 '네 탓' 속에 '내 탓'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막달라 마리아의 노래 - 김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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